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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250

늦은 귀향 / 籠巖 최낙인 늦은 귀향/籠巖 최낙인 어머님 눈물 뒤로하고 장작차 타고 떠나온 고향 비 오는 날에도 강을 건너고 눈 내리는 날에도 산을 넘었다 어디메쯤 따뜻한 햇살 내리나 허우적대며 살아온 떠돌이 인생길 푸른 하늘 이고 살아온 나날이언만 조국의 산하가 그렇게 아름다울 줄 미처 알지 못하고 .. 2013. 4. 17.
생가(生家)에 들러 /籠巖 최낙인 생가(生家)에 들러 /籠巖 최낙인 긴밤 묵방 군불에 잔등은 따습기만 한데 뒤란 이끼 낀 샘터엔 찬비 맞은 꽃잎이 애처롭다 동구 밖 포구나무엔 길손 맞는 까치 소리 들을 수 없고 어머님 누워 계신 뒷산 마루엔 구슬픈 풀국새 소리만 메아리진다 아침 햇살 눈부시게 빛나고 고향 하늘은 그.. 2013. 4. 16.
새벽달/籠巖 최낙인 새 벽 달/籠巖 최낙인 새벽달이 앞산 중턱에 앉아 하얀 은가루를 뿌리고 있다 설렘 안고 찾아 온 귀향의 밤 구들 목에 엎드려 애기 잠을 청해 본다 새하얀 달빛은 창살 따라 흐르고 상큼한 밤바람은 봉창을 넘나든다 짝을 찾지 못한 개구리의 처연한 울음소리에 가슴 슬어내는 연민 누를 .. 2013. 4. 15.
초 가 집/籠巖 최낙인 초 가 집/籠巖 최낙인   해 뜨고 노을 내리면 어김없이굴뚝은 하얀 연기를 피워 올린다 누렁이 낯선 이에게도 꼬리를 치고병아린 물 모금마다 하늘은 높아간다 추녀에 보리쌀 바구니 그네를 타고뒷벽에 헤어진 키 납작 엎드려 있다 지붕엔 빨간 고추 불꽃으로 타오르고이엉 타오른 넝쿨엔 단호박이 익어간다 토담 흙내음 그리워 찾아든 정든 옛집군불 지펴 놓고 귀향 첫밤을 청해 본다 어머님 보살핌 받던 우리 6남매네 방구석 해매며 거친 잠 잤었는데혼자 누운 이 방이 왜 이래 고만고만한가 달무린 봉창에 비켜가고토방은 밤이 깊어 삼경으로 가는데 돌아온 마음은 자꾸만 어린 시절로 달려간다. -최낙인 시집중에서- 2013. 4. 13.
고향길/籠巖 최낙인 고향길/籠巖 최낙인 바람이 불고 마음이 일어 아버지는 쌀자루 장작단 짊어지고 단풍길 따라 고향길 나셨다 가쁜 숨 몰아쉬셨다 "내가 걷던 섬돌 위에 내 발자욱 남았을까?" "애야, 어서 오너라!' 하고 맞아주시던 "내가 걷던 우물물에 내 그림자가 비춰질까? 그 다정한 목소리는 다 어디로.. 2013. 4. 13.
설 원(雪 原) / 籠巖 최낙인 설 원(雪 原) / 籠巖 최낙인 아스라한 설원에 새하얀 은가루가 내린다 그것은 내리는 것이 아니라 분명 흐르고 있는 것이었다 고갯길 넘어가면 옹기종기 모여 앉은 철세 가족들 또 한고개 넘어서면 목화 숲에 휘날리는 송이들의 향연 바닷가로 돌아가니 남방에서 피어 온 목련꽃이 속살 .. 2013.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