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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고향길/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4. 13.

 

    고향길/籠巖 최낙인 바람이 불고 마음이 일어 아버지는 쌀자루 장작단 짊어지고 단풍길 따라 고향길 나셨다 가쁜 숨 몰아쉬셨다 "내가 걷던 섬돌 위에 내 발자욱 남았을까?" "애야, 어서 오너라!' 하고 맞아주시던 "내가 걷던 우물물에 내 그림자가 비춰질까? 그 다정한 목소리는 다 어디로 숨어들고 이렇게도 스산한 바람만 청아한 음냉기 냇물 소리 어디론가 사라지고 온 몸을 휘감아 도는가? 소 먹이고 목마 타던 농바구엔 목동소리 긴 데 없네 팽개쳐 녹슨 청동거울 속엔 하얀 웃음을 날리는 쓰러진 사랑채 앞마당엔 소슬바람 일렁이고 한 소년이 일그러진 모습의 뒷마당 우물가엔 줄 삭은 두레박이 애처롭다. 한 회향인(懷鄕人)을 응시하고 있었다. 내가 자란 그 따뜻한 생명의 고향 내가 그린 그 향긋한 마음의 고향 -최낙인 시집<“엉겅퀴”제2부思鄕>중에서- 그 수많은 세월들이 어제런 듯 꿈길처럼 밀려오는데 어머니는 통근 열차 놓칠세라 새벽밥 지으셨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