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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설 원(雪 原) /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4. 12.

 

 

 

 

 

 

 

 

설 원(雪 原) / 籠巖 최낙인

 

아스라한 설원에

 

새하얀 은가루가 내린다

 

그것은 내리는 것이 아니라

 

분명 흐르고 있는 것이었다

 

고갯길 넘어가면

 

옹기종기 모여 앉은 철세 가족들

 

또 한고개 넘어서면

 

목화 숲에 휘날리는 송이들의 향연

 

바닷가로 돌아가니

 

남방에서 피어 온 목련꽃이

 

속살 들어낸 채 향수를 달랜디

 

산장 앞 드넓은 벌판에

 

청록 눈빛이곱게 흐르는데

 

나는 선사를 뒤따라 새벽 눈밭을 걸었다

 

내 발길 끝자락 옹달샘 언덕에

 

금방 물마시고 다녀간 토끼 발자국

 

--최낙인 시집<“엉겅퀴”제1부自然>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