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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일출과 일몰/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4. 10.

     
 

일출과 일몰/籠巖 최낙인



 
젊은 시절
불끈불끈 치솟는 동해 바다
그 장엄한 일출에 매료되어
토함산 새벽길 수차례 올랐었다
그건
활기찬 열정이었고 거룩한 분노였다
이제 칠순이 넘어
낙조 내린 서해 바닷가를 거닐며
조용한 내연으로 솟아나는 만물상 바라보며
일몰의 그 신비스런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그건
서러운 아품이었고 아름다운 비움이었다
오늘도 지는 해 맞으며
배낭 하나 달랑 둘러메고
버스에 몸을 실어 서해바다로 향하였다
동행한 아내의 손길이 따습게 다가왔고 
서해 하늘은 내공의 마지막 잿불 피워내며
향기로운 손짓으로 우리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최낙인 시집<“엉겅퀴”제1부自然>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