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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새벽달/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4. 15.

     
 

새 벽 달/籠巖 최낙인



 
새벽달이 앞산 중턱에 앉아
하얀 은가루를 뿌리고 있다
설렘 안고 찾아 온 귀향의 밤
구들 목에 엎드려 애기 잠을 청해 본다
새하얀 달빛은 창살 따라 흐르고
상큼한 밤바람은 봉창을 넘나든다
짝을 찾지 못한 개구리의 
처연한 울음소리에
가슴 슬어내는 연민 누를 길 없어 
툇마루에 나섰다
샘가에도 텃밭에도 으스름 달빛은 가득하고
고요히 내려앉은 정적은 무겁게만 흐르는데
솟구치는 회향의 정념은 촛불처럼 타오른다
잠이 들어야 꿈속에서 어머님을 뵈올 텐데
새벽달은 연신 눈가루 뿌리며 
미운 웃음 흘리고 있다.
-최낙인 시집<“엉겅퀴”제2부思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