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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생가(生家)에 들러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4. 16.

 

 

 

 

 

 

 
 
생가(生家)에 들러 /籠巖 최낙인
 
 

 

긴밤 묵방 군불에

잔등은 따습기만 한데

뒤란 이끼 낀 샘터엔

찬비 맞은 꽃잎이 애처롭다

 

동구 밖 포구나무엔

길손 맞는 까치 소리 들을 수 없고

어머님 누워 계신 뒷산 마루엔

구슬픈 풀국새 소리만 메아리진다

 

아침 햇살 눈부시게 빛나고

고향 하늘은 그렇게도 푸르기만 한데

내 놀던 그 텃마당은 어디메쯤인가

쓰러진 이웃 초가엔 잡초만 무성하다

소 먹이던 그 아이들 다 어디로 갔나?

텅 빈 마을엔 스산한 바람만 일렁인다.

 

초심 찾아 달려온 고향길인데

허전한 마음 달랠 길 없이 가슴이 쓰리다

허나 이곳은 내 생명과 내 인생이 비롯된 곳

내 어찌 이 은혜로운 터전을

잊을 수 있음인가?

 

 

--최낙인 시집<“엉겅퀴”제2부思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