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250 떠나가는 뒷모습/籠巖 최낙인 떠나가는 뒷모습/籠巖 최낙인 일흔을 넘어도 한참 넘은 이 나이 므릅팍이 시린 것은 세월 탓이라 하더라도 아직도 그 위에 앉힐 강아지 녀석들이 없으니 허전함에 지친 무릅은 더욱 시리기만 한데 오늘은 그 먼 외국으로 떠나가는 둘째놈의 뒷모습을 지켜보아야 하는 이 허전한 가슴은 .. 2013. 11. 3. 흙 / 籠巖 최낙인 흙 / 籠巖 최낙인 어린이는 소변을 갈기고 농부는 화학비료 뿌리고 주부는 독한 세제를 쏟아낸다 놀이꾼은 쓰레기를 버리고 전쟁광은 화학탄을 퍼붓고 악덕 기업인은 오폐수를 벙출한다 그토록 모질게 짓밟혀도 그토록 모질게 더렵혀도 서러운 눈길 한번 주지 않는데 하늘이 받아 내린 .. 2013. 10. 30. 약수터 고양이/籠巖 최낙인 약수터 고양 이/籠巖 최낙인 약수터 뒤 바윗돌에 고양이 한 마리 졸고 있다. 싸늘한 바람결에 온몸은 시린데 하염없는 기다림에 서러움만 쌓인다 사랑받는 가족 되고파 말귀도 익혔고 귀염 받고자 목숨 건 곡예 재주도 부렸다 구린 발바닥 핥으며 아양도 떨었고 고기 한 점에 벅수 구백 .. 2013. 10. 28. 비 정(非情)/籠巖 최낙인 비 정(非情)/籠巖 최낙인 장난삼아 던진 돌팔매질에 개구리는 머리가 터져 사지를 뻗었는데 던진 자는 명중의 쾌재를 올릴 뿐 양심에 털끄탄큼의 흔들림도 없다 속임수 낚시 바늘에 걸여 사투를 벌이다 낚아 채인 물고기는 숨을 몰아쉬며 눈물짓고 있는데 낚시꾼은 대어 잡았다고 탄성을.. 2013. 10. 28. 빔에 우는 매미/籠巖 최낙인 빔에 우는 매미/籠巖 최낙인 하늘 우러러보면칠흙 같이 어두운 밤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인데공원 경기장에 툴러선메타세퀴이아 숲길 따라무겁게 울ㄹ러 퍼지는 매미 소리귀는 따가운데 마음은 아려온다밝으면 노래하고어두우면 잠자는 것이수천년 지켜온 그들의 참모습인데그 누가 그.. 2013. 10. 26. 설날 오후/籠巖 최낙인 설날 오후/籠巖 최낙인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그 빈자리 관음죽은 하얀 정적 위에 그림자를 내린다 손주놈 재롱에 입이 벌어졌고 딸에 눈물엔 가슴이 아팠었다 줄줄이 떠나는 발길마다 아내의 손길은 바빴고 나는 멍하니 그들 뒷모습만 지켜보았다 고개를 돌리니 큰애가 .. 2013. 10. 13.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