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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250

착 각/詩 籠巖 최 낙 인 착 각 / 詩 籠巖 최 낙 인 그대의 가슴속에 내가 있고 내가 그대의 가슴속에 있었기에 우린 불꽃같은 전류를 흘리며 서로의 가슴과 가슴을 이어내는 연리지로 거듭나고 싶었습니다 양지바른 푸른 잔디 위에 솔향기 묻어나는 통나무집 짓고 예쁜 바람막이 울타리도 둘러치고 사철 야생화 피고 지는 뜨락에 푸른 눈 꽃사슴 노닐게 하였습니다 마주한 눈빛으로 따스한 가슴을 이어내는 열정을 사랑이라 생각하고 새 둥지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었습니다 그 입김들은 애환의 사연들로 쌓여갔고 더해가는 연륜에 곰삭은 정은 깊어갔습니다 일흔이 넘은 어느 결혼기념일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마천루 창가에 앉아 사랑과 연민을 담아내는 와인 잔 부딪히며 아내와 축배의 잔을 높이 들었습니다 그대로 머무르고 싶은 황홀한 밤이었습니다 그날 밤 돌아누운.. 2021. 1. 11.
피아골/詩 籠巖 최 낙 인 피아골/詩 籠巖 최 낙 인 피밭(稷田) 전설이 돌고 돌아 피아골이 되었다는 민초들의 가슴 아린 사연이 차라리 정겹다 난 옥구슬 계곡 반석에 앉아 청아한 빗소리 물소리 들으며 기도인 듯 참선인 듯 몸을 낮췄다 태고의 신비 감도는 이 외경의 자연 사랑하는 인연들과 도타운 정담 나누며 무지개 꽃길 걸으며 긴 밤을 지새웠다 7순 나이에 가져본 형제들의 가을 나들이 하얀 백발엔 연신 파란 동심이 피어나고 감사는 하늘에 이르러 우린 하나가 되었다 --최낙인 제2시집 중에서--  Along The Crystal Shore - Marc Enfroy 2021. 1. 9.
야소원(野素園)/詩 籠巖 최 낙 인 야소원(野素園)/詩 籠巖 최 낙 인 덕천강 따라 오르다 백운계곡 접어드니 샛강 너머 나비춘 추는 집 한 채 고웁다 찾아든 길목 풀섶에 청아한 풀벌레 소리 길손 반기는 개는 짖지 않고 꼬리만 치는데 인적 없는 집안엔 목련꽃 4월의 노래가 흐른다 곱게 가꾼 잔디밭엔 늦가을 햇살이 따사롭고 나래 편 두 지붕은 날아오를 듯 깃을 세우는데 야생화 둘러친 연못엔 요정들의 물질이 한가롭다 벌레 먹은 배춧잎은 주인 속마음 알리는 전령사 농익어 떨어진 감 홍시는 객의 허기를 채우는데 냇가의 돌팍은 오가는 이 가슴 이어내는 쉼터이다 그림 같은 집을 지어 바치겠다던 장부의 그 약속 이제 야소원으로 피어올라 그님과 백년해로함이로다. --최낙인 제2시집 중에서-- You Needed Me - Anne Murraydhl 17곡 2021. 1. 8.
가족(家族)/詩 籠巖 최 낙 인 가족(家族)/詩 籠巖 최 낙 인 소향 하늘 아래 부모님 산소에도알라스카 여객선 선실에도 있었다 도타움이 피어나는 눈길이었다따스함이 묻어나는 손길이었고도타움이 피어나는 눈길이었다 아픈 마음 씻어내는 향긋한 솔바람아린 가슴 녹여내는 상큼한 청랼제 눈빛 한번 스쳐도 전율의 파문이 일고밀알 같은 정념들이 시공을 넘나든다 낡은 세간 살이어도 웃음꽃이 피어나고가슴 가슴을 이어내는 동심원이 영그는 곳 그 곳에손주놈의 옹아리에 할아비는 훨훨 춤추고할아비의 춤사위에 손주놈은 배냇짓 한다 못 주어 애태우는 애잔한 가슴앓이 사랑시원에서 뻗어 내린 영혼 영혼들의 만남나는 오늘도 나비 등 타고 태평양을 건넌다 --최낙인 제2시집 중에서-- Whistle Of Wind - Bandari 2021. 1. 7.
백 련 골/詩 籠巖 최 낙 인 백 련 골/詩 籠巖 최 낙 인 골바람 타고 오르는 하늘 길 지리산 동쪽 끝자락 백련골에 이르니 단풍놀이 선녀가 잠시 쉬어가라 한다 백년장에 오르니 백년이 싯귀를 읊어주고 연암(燕巖)이 방아타령을 불러준다 앞산엔 불길이 타오르고 길섶엔 오색 잎새들이 나부끼는데 강물엔 꽃마차 행렬 흘러 흘러간다 강 건너 다락논엔 황금물결 일렁이고 마실 텃마당엔 깻단 튀는 소리 정겨운데 당산 휘여진 감나무 가을 논심이 붉게 탄다 아! 그 옛날 그 아낙들 다 어디 갔나 디딜방아는 죽은 듯 엎드려 있는데 물레방아는 쉼 없이 들고 돌아가고 있다. --최낙인 제2시집 중에서--  Traum Serenade - Edward Simoni 2021. 1. 6.
도산서원 가는 길/詩 籠巖 최 낙 인 도산서원 가는 길/詩 籠巖 최 낙 인 굽이굽이 휘돌아 도산서원 가는 길 자애로운 퇴계와 낭자머리 두향이 바랑 전 객을 맞는다 고결한 기품은 청송으로 치솟고 불타는 단심은 단풍으로 번진다 길섶 야생화 수풀사이로 파란 강물은 매향으로 다가오고 나르는 백조는 태극선을 그린다 왕버들 용트림 돌아 열정샘물에 목을 축이니 오백년 지기(地氣)가 나를 감싼다 향단은 홍엽으로 익어가는데 강 건너 시사단은 하늘로 떠오른다 아~ 난 여기 선경에 이르렀음인가?" --최낙인 제2시집 중에서-- 2021.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