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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250

비에 젖은 파리/詩 籠巖 최낙인 비에 젖은 파리/詩 籠巖 최낙인 육중한 석조 건물에도 흩날리는 마로니에 꽃잎에도 주룩주룩 4월의 꽃샘비가 내리고 있었다 문화의 예술이라는 미명하에 한껏 기교를 부려 장식한 건물들에 타고내리는 빗물은 분명 서구문명의 차가움이 뱉어낸 눈물이었다 하늘을 찌를 듯 치솟은 철골의 에펠탑은 과학과 기술의 상징물이라 자랑하고 있지만 정작 인간의 군상은 그 밑에 엎드린 한 미물이었다 찬란한 해빛을 받으며 대자연의 품속에서 그려진 인상파 작품들은 탁한 골방에 갇혀 카메라 감시까지 받으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파리의 한 한적한 교회 오베르의 공동묘지 담장 넝쿨이 뒤얽힌 고흐 형제의 묘지 위에는 영혼의 눈물인양 구슬픈 찬비가 내리고 있었다. --최낙인 제2시집 중에서-- 2021. 1. 25.
여 백(餘白)/詩 籠巖 최낙인 여 백(餘白)/詩 籠巖 최낙인 세한도 앞에 설 때마다 난 또 다른 자화상을 그린다 충만함은 배부른 소크타테스의 푸념 같은 것 아쉬움도 그리움도 바이없는 허허로움 여백은 ant 영혼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며 환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피안의 동산 어머님 가슴 같은 편안함이 있고 깊은 산 품속 같은 아늑함이 있어 사랑스런 생명들이 태어나는 거룩한 산실 내 작은 화폭에도 가슴에 이는 감동은 붓끝으로 피어나고 가슴에 쌓인 상처들은 붓끝에서 아문다 --최낙인 제2시집 2021. 1. 23.
풀 씨/詩 籠巖 최 낙 인  풀 씨/詩 籠巖 최 낙 인 내 서재 창틈에 날라온 풀씨 한 닏 튕겨온 빗물 받아 새 싹을 틔어냈다 그 샛노란 잎새는 외경의 생명이었다 날 새면 물을 주고 잠잘 땐 정을 주었다 귀가길 어느 따가운 오후 잎새는 고개를 내리고 있었다 아린 가슴 지샌 하얀 밤은 차라리 살을 에는 아픔이었다 새벽 창엔 아직 핏빛이 자욱한데 바람 한줄기 여명을 밝혀준다 그 바람결에 고개든 나의 잎새 수줍은 눈웃음에 눈시울이 뜨거웠다 여명은 사랑의 눈빛이요 생명의 숨결이었다 --최낙인 제2시집 2021. 1. 22.
연곡사의 국화/詩 籠巖 최낙인 연곡사의 국화/詩 籠巖 최 낙 인 단풍길에 찾아든 연곡사 뜨락에 가을볕이 따사롭다 국향 여울져 흐르는 산사엔 오색 무늬 현란한 국화의 향연 화동 거느리고 마실 나온 부처님은 설법은 없고 연신 미소만 흘리는데 난 꽃물결이 감도는 석불의 미소에서 내게로 다가오는 한 송이 꽃을 보았다 인고의 세월 함께 지켜온 여정 당신은 내게, 나는 당신에게 사랑과 미움으로 켜켜이 쌓아온 인연이었다 돌아보니 국향처럼 향기로운 아롱진 꽃이었다 --최낙인 제2시집 중에서-- 2021. 1. 21.
영국사 가는 길/詩 籠巖 최낙인 영국사 가는 길/詩 籠巖 최낙인애향 시(詩) 읽으며 길 따라 오르니계곡 옥구슬 소리에 가슴이 설랜다   삼단폭포 물보라에 봄빛이 내리고마실 나온 가재 등엔 햇살이 따습다   삼신바위 휘돌아 숲속 고갯길 넘으니법당 노거수 은행 천년 불심이 도탑다   천태산(天台山) 망탑엔 호국의 염원 절절한데청아한 영국사(寧國寺) 종소리에 나는 없었다   --최낙인 제2시집중에서--/ You Needed Me - Anne Murraydhl 17곡 2021. 1. 20.
문경 새재/詩 籠巖 최 낙 인 문경 새재/詩 籠巖 최 낙 인 조령산 고갯마루 억새 구름 떠가고 관문 이은 황토길엔 선비들의 발자국이 간지럽다 조곡 폭포수 이어내려 물레방아 돌고 도는데 홍 단풍 떠가는 용추계곡엔 선녀들의 춤사위가 너울진다 발길 따라 찾아든 너와 주점 주모는 간데없고 산새들만 숨어든다 나는 새도 쉬어가는 높은 하늘재 숨은 거칠어도 양양했던 그 과거길에 홍패차고 돌아온 도령은 과연 몇이었을까? --최낙인 제2시집 중에서-- Kenny G - Over The Rainbow 19곡 2021. 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