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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착 각/詩 籠巖 최 낙 인

by joolychoi 2021. 1. 11.


 


 착 각 / 詩 籠巖 최 낙 인


그대의 가슴속에 내가 있고

내가 그대의 가슴속에 있었기에

우린 불꽃같은 전류를 흘리며

서로의 가슴과 가슴을 이어내는

연리지로 거듭나고 싶었습니다

 

양지바른 푸른 잔디 위에

솔향기 묻어나는 통나무집 짓고

예쁜 바람막이 울타리도 둘러치고

사철 야생화 피고 지는 뜨락에

푸른 눈 꽃사슴 노닐게 하였습니다

 

마주한 눈빛으로 따스한 가슴을

이어내는 열정을 사랑이라 생각하고

새 둥지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었습니다

그 입김들은 애환의 사연들로 쌓여갔고

더해가는 연륜에 곰삭은 정은 깊어갔습니다

 

일흔이 넘은 어느 결혼기념일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마천루 창가에 앉아

사랑과 연민을 담아내는 와인 잔 부딪히며

아내와 축배의 잔을 높이 들었습니다

그대로 머무르고 싶은 황홀한 밤이었습니다

 

그날 밤 돌아누운 아내가 훌쩍이고 있었습니다

난 그 울음이 감격에 겨운 흐느낌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 서러움은 2% 부족의 갈증이었습니다

작은 꽃 한 송이 안겨주며 “사랑합니다”란

말 한마디 듣지 못한 그 목마름 때문이었습니다

 

사랑의 부산물이 행복이라 생각하고 살아온 세월

사랑을 하면서도 실은 사랑하는 법을 알지 못했습니다

정작 행복은 작은 정성 작은 표현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빈 가슴 채워주지 못하고 살아온 그 오만한 어리석음

함께 한 50평생은 착각으로 점철된 인생이었습니다

 

--최낙인 제2시집

<"하늘 꽃"제2부 從心의 人生>중에서--




Threads Of Light - Kevin K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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