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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흔적을 찾아서

어릴 때 논에 새보러(쫓기)가서 생긴일[7]

by joolychoi 2020. 2. 14.









  어릴 때 논에 새보러(쫓기)가서 생긴일


 

어릴 때 숨기고 있던 비밀스런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나는 일본 토요하시(豊橋市)에서 태어나 태평양 전쟁 끝날무렵

우리가족과 일본에서 같이 살고 계시던 고모님 가족이 함께

시모노세끼에서 귀국선을 타고 귀국 했습니다.

이사짐은 연락선에 화물로 부쳤지만 전쟁중 비행기 공습으로 

도착하지 않아 찾지 못했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들은 것으로 

기억됩니다.나는 어릴적 기억으로는 어릴 때 아버지 등에 엎혀 

피난 오면서 나고야(名古屋)에서 기차를 타고 시모노세끼로 가기 

위해 나고야(名古屋)도착 당시 밤이 였었는데 전 도시가 불바다가 

되었으며 전주가 불에 타며 넘어지고 번쩍 번쩍하던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어려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토요하시는 나고야와 조금 떨어져 있는 소 도시 였고,

그때 일을 기억하고 계실 분들은 다 떠나시고 고종형님 한분이 

서울에서 사시는데 그때 일을 기억하실지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벌써 형님 나이도 희수(喜壽=77세)도 넘었는데,우리가족과

고모님 가족은 고향 개내에서 정착해 살았습니다.

내 나이6-7세 때의 일입니다. 학교 입학 전 이야기.

할아바지께서 “애야"골안(개내 마을의 골자기 계곡 끝집)에 있는 

논에 새 보러 가야한다“고 말씀하셨다.


허수아비  

 

어릴 때 아버지 따라 묘심기 할 때 가서 묘 줄도 잡아준 기억이 

있어 혼자 찾아갈수 있었다. 이날은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이었다.

벼가 이삭이 펴 열매가 나와 알이 차기 전에 벼 껍질속엔 하얀 

이삭물(벼알영글기 전)이 있어 새떼가 달려들어 빨아 먹으면 

나락열매(벼알)가 쭉정이가 되어 수확의 손실이 컸기 때문이다.

새를 쫓고자 허수아비도 세우고 논에 줄을 메고 깡동을 달아 잡아

당기면 깡통소리에 새떼가 날라 가기도 했다.새보면서 새떼가 

날라오면“후이여 후이여”하고 새를 쫓기도 했다.많이 외쳐 대면 

목이 아프기도 했읍니다.논 뚝 밑에는 집 뒤뜰이 였다.

비가와 그때는 우의가 머리에는 대나무로 다듬어 만든 삿갓이며,

어른들은 일할 때 파랭이(우장:짚으로 역어 만든 치마같이 만든 

하의와 어깨에 엮어 입는 상의)가 있었다.그날 가는 비가와서

삿갓을 쓰고 골안 논에서 새를 보고 있었다.

 

비가 그쳐 삿갓을 땅 바닥에 깔고 앉아다가 일어서는 과정에서 

삿갓이 집 뒤뜰에 떨어져 버렸다.어릴 때 일본에서 자라고 아직 

우리말의 발음이 좋지 못했다고 한다.집에 들어가 아야기 하고

주워오면 될 것인데 아마 그런 용기도 없는 숙맥(어리석은 아이)이

였나 봅니다. 우산을 줍지 못해 걱정되어 “우찌 주우꼬,우찌주우꼬,

” (어떻게 가져오게느냐? )하면서 떨어진 집 뜰의 우산을 쳐다보고  

많이울었다고 한다. 그 집주인 아주머니가어린 아이가“우찌죽을고,우찌 

죽을고”하며 우는 소리를듣고 아이가 왜 죽을 걱정을 우는 것일가? 

 우는소리가 이상하고 불쌍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상게 생각한 그집 아주머니가 우는 소리가 들리는 뒤뜰에 

나오면서 “애야 아직 어린데 왜 죽으려고 하느냐” 물었다고 합니다.   

한 마을에 살지만 나는 일본에서 살다왔고 그 아주머니는 이 동네로 시집 온지 

얼마되지 않아 잘 모른다고 하였읍니다. 확인해 보니,삿갓을 떨어뜨려 주워가지 

못해 우는 소리로 확인한 후 삿갓을 주워주셨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 후에 이야기를 들은 부모님은 어리둥절 하셨겠지요?   

가끔 이 사실을 들은 집안 어른들께서 놀렸지만 이제 이 이야기를 알고    

계시는 분은 몇분 살고 계시지 않습니다.이야기는 황당한 이야기로서 

우리 아이들이 모르는 비밀스런 이야기이며, 

나에게는 촌스런 추억이기도 합니다. 

 

참고: "우찌 주우꼬"란 말은

경상도 지방 사투리로 "어떻게 줍곘는가?"란 뜻입니다



이 게시글은 2006년 10.1. 본 불로그에 게시했던 게시물을 
필자가 재 편집해 등재한 게시물입니다.(jool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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