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베 네 치 아(Venezia)/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4. 11. 6.

 

      베 네 치 아(Venezia)/籠巖 최낙인 정복자 나폴레옹이 산마르코 광장을 유럽의 응접실이라 격찬했던 베네치아 아드리아 해 북쪽 해안 석호 진흙밭에 118개의 섬, 150 개의 운하,400개의 다리가 천년 역사를 이고 오늘을 과거처럼 살아가고 있다. 그 옛날 지중해를 제압하던 위용의 그 함대 흰 돛 펄럭이던 화려한 그 무역선 다 어디로 가고 이 골목 저 광장엔 떠다느는 관광객과 비둘기만 가득한가 4백 년간 콘드라를 저었다는 젊은 사공은 산타 루치아만 목청 높혀 불러댈 뿐 나비처럼 출렁이는 파도 타고 흐르는 무언 곡 멘델스존의 감미로운 뱃노래는 들을 길 없구나 바퀴라야 느린 걸음으로 한탄의 다리 건너는 늙은 남편이 이끄는 아내 태운 휠체어일 뿐 물은 물속으로, 바람은 바람 속으로 인파는 인파 속으로만 유령처럼 흘러갈 뿐 영광과 축복 노래하던 그 옛날 그 베네치아는 얼굴 가린 가면으로 오늘을 절규하고 있음이 아닌가? --최낙인 시집<“엉겅퀴”제8부海外>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