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흙 /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10. 30.

 

 

 

 

 

 

 


                       

                       

                       
                        흙 / 籠巖 최낙인 
                       
                      어린이는 소변을 갈기고

                      농부는 화학비료 뿌리고

                      주부는 독한 세제를 쏟아낸다

                       

                      놀이꾼은 쓰레기를 버리고

                      전쟁광은 화학탄을 퍼붓고

                      악덕 기업인은 오폐수를 벙출한다

                      그토록 모질게 짓밟혀도

                      그토록 모질게 더렵혀도

                      서러운 눈길 한번 주지 않는데

                      하늘이 받아 내린 은혜의 흙이어라

                       

                      온몸에 생채기가 번지고

                      몰아쉬는 가쁜 숨에 생명이 다해도

                      끝내 아우성 한번 외치지 않는

                      그대는 오로지 포용과 관용의 대지(大地)

                      우리 생명의 본향이여 !

                      차라리 치졸한 배은자들에게

                      똥물 한 바가지라도 퍼부어 보오

                      혹시 일말의 양심이라도 생겨날지 모르잖소

                       

                      --최낙인 시집<“엉겅퀴”제6부憤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