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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광화문(光化門) 가는 길/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11. 3.

 

 

 

 

 
 
 
  광화문(光化門) 가는 길/籠巖 최낙인 
 
 
조선 숨결을 느끼고파
생원 다들이 걸음으로
서울역에서 광화문까지 걸었다.
 
불타 버린 숭례문은
속살 들어낸 ㅊ채 거적 툴러쓰고
쌀쌀한 봄비 맞으며 떨고 있다
 
청사 앞 쪼그라든 광장은
둘러싼 빌딩 숲에 파묻혀 숨을 죽이고
이름조차 뺏기고 밀려난 대안문은
그 역한 서러움에 몸부림치고 있다
 
그나마 덕수궁 돌담길 접어드니
조선인의 숨결이 아련히 다가오건만
수문장 교대식 울리는 나팔소리엔
어딘가 구슬픈 비운의 역사가 묻어난다
 
민족의 정기 흘러 넘치는 세종로 사거리
세종대왕과 충무공은 나라 걱정 태산인데
어찌하여 앞 시야는 이렇게도 갑갑하고 답답한가
새 단장 광화문에 기 빠진 "門化光"은 또 무언가 ?
 

--최낙인 시집<“엉겅퀴”제6부憤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