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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울 화 /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11. 17.

 

 

 

 

 



     
  울 화 / 籠巖 최낙인  
 
 
드르륵 드르륵...
갈기고 싶은 울화가
이 무디어진 가슴에도 용암처럼 끊어오른다
 
일흔이 넘은 이 나이에
의적 같은 협객 노릇이야 하겠냐만
그래도 솟구치는 충동을 주체할 수 없어
질풍노도 같은 거친 아우성에 가슴이 검게 탑니다
 
날카로운 비수로 내 심장을 찔러
철철 넘쳐흐르는 시뻘건 선혈을
조국의 전당에 마구 뿌리고 싶습니다
 
우리의 여린 소녀가 세계의 빙판을 아름답게 수놓고
우리의 젊은이가 열사의 모래 벌에 마천루를 올리는데
우리의 전당엔 이 어인 역사의 퇴행자만 우글대는가?
 
애써 키우고 가르치고 다듬어
스라린 과거 지워내라고
서민의 애환 풀어 달라고
축복의 역사 창조하라고
온 국민들의 여망 안고 입성한 그대들 아닌가?
 
그런데
입만 뻥긋하면 국민이고 민생이언만
서기어린 국혼이 피어나야 할 전당에
요란한 쇠망치 소리와 피투성이 난투극은
어느 역사 어느 왕조에서 배워온 망둥이란 말인가?
초심 버리고 인면수심으로 사는 자 조곡을 떠나야 한다
 
--최낙인 시집<“엉겅퀴”제6부憤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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