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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눈물 /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7. 29.

 

 

 

 

 

 

 
 
                                    

 

 
 
  눈 물 / 籠巖 최낙인 

 

국가고시 성적으로 특차 중학교에 합격하였을 때

이 세상 모두를 얻은 듯 웃음 가득한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눈물이 내 인생을 밝혀내는 아름다운

불꽃이 되길 바랐습니다

 

내 사랑했던 초등 6년생 막내 동생이 하늘나라로 갔을 때

지옥의 나락에 떨어진 듯 한없는 비탄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뻐국새 우는 날이면 가슴 찢어 내는 눈물을 삼키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눈물이 환생의 기적수 되기를

우러러 기도하였습니다

 

아슬아슬한 단애를 걸어가듯 숨차게 돌아가던 내 젊은 날에

빨간 장밋빛 미소 흘리는 한 여인이 내 가슴팍에

다가 왔습니다 그 어느 날 그녀는 눈물 젖은 쪽지 한 장

남겨두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려 가슴을 내려치는

원망과 울분의 흘렸습니다

그러나 그 눈물이 성숙의 눈물이기를 간절히 기원하였습니다

 

대의와 관용을 가르쳐 주셨던 아버님과 인내와 희생을

몸소 보여주셨던 어머님께서 내 저지른 엄청난 불효에도

내색 한 마디 않으시고 돌아가셨을 때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 듯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회한과 통한의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눈물이 속죄의 눈물이기를 두 손 모아 빌었습니다

 

이제 일흔이 넘은 이 나이에 시인 가족의 인증패를 받았을 때

자괴의 어색한 표정이야 지울 수 없었지만 그래도 늦은

도전과 새로운 삶에 대한 전율 같은 감동이 핏줄 따라

전신을 흐르고 있음은 내 눈물의 삶이 빚어 낸

마지막 하늘의 선물이었습니다

 

--최낙인 시집<“엉겅퀴”제5부人生>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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