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빤 댓 돌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6. 21.

 

 

 

 
 
 
  빤 댓 돌 /籠巖 최낙인  

 

 

수많은 세월

깍이고 씻기어

둥글납작한 작은 지구가 되었다

나는 백두산에서 태어났고

아버지의 고향은 지심이고

할아버지의 본향은 태양이었다

 

나의 소망은 날으는 빤댓돌

파도 타고 강을 건너

바람타고 하늘에 오르는 일

우린 바람소리 파도소리 흐르는

조용한 강가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하늘 우러러 망향가를 부르고 있었다.

 

햇볕 따사롭던 어느 날

누구인가 검은 손에 낚아 채인 나는

조그마한 책상 위에 웅크리고 앉아

창 밖 허공으로 수많은 헛 팔매 날리며

떠나온 그 강 그 이웃을 그리워하였다

 

내가 날렵한 빤댓돌이 되어

그토록 강 위를 날고 싶었던 것은

밀려오는 세찬 파도 거슬러 타고 넘어

점선(鮎線) 이어내는 긴 포물선 그리면서

원점 찾아가고픈 그 간절한 염원 때문이었다.

 

--최낙인 시집<“엉겅퀴”제4부祈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