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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꽃 씨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6. 13.

 꽃 씨 /籠巖 최낙인  
꽃씨는                                                          
바람결에 날라와                                             
담장 밑에 터를 잡았다                                     
따스한 햇볕 받아
이슬 굴리며 싻을 틔웠고                                  
새들은 축복의 노래 불러 주었다
뿌리는 지심을 휘감아 내렸고
하늘 우러러 뻗쳐오른 잎사귀는
태양을 향해 푸른 소먕을 날려 보냈다
지기 받아 피어 오른 꽃잎은
벌 나비 불러 모아 잔치를 벌였고
텃밭은 기화요초 꽃 대궐로 변해 갔다.
진한향기 토해 내던 그 꽃들은
가을 하늘에 빨간 열매를 쏘아 올렸고
나래 편 씨앗은 바람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
날라온 그 꽃씨는 어디서 왔으며
날아오른 그 꽃씨는 또 어디로 기는 것인가?
어딘가에 계시 같은 속삭임이 귀를 울린다.
그 꽃씨가 혹시 내 생명의 근원이 아닐까?
-최낙인 시집<“엉겅퀴”제4부祈願> 중에서-
 

Dancing In The Moonlight / American Spir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