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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낙 엽(落葉)/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6. 16.

 

 


 
 
 
낙 엽(落葉)/籠巖 최낙인
 
 
늦가을 찬바람에
산에도 들에도 잎은 마구 지는데
 
어떤 이는 탄성을 지르고
어떤 이는 눈물을 쏟는다
 
이른 봄부터 애서 새싹 틔워
꽃피우고 열매 맺혔을 뿐
실은 탄성도 눈물도 아랑곳없는데
이 어인 생뚱맞은 작태(作態)들인가?
 
노인의 출발은 소년이요
늙으의 뿌리는 젊음이다
 
떨어져 흩날리는낙엽은 정작 낙엽이 아니다
그 간 인고의 세월 지켜온 선혈의 자국들이다
 
그대는 흩날린 낙엽의 절규를 듣고 있는가?
그대는 짓밟힌 낙엽의 아픔을 알고 있는가?
 
나는 한 잎 낙엽 되어 내 몸 살라 텃밭으로 가련다
사람들은 떨어지는 나뭇잎을
왜 낙엽(落葉)이라 일컬을까?
 
떨어지는 잎새는 낙엽이 아니라
새 생명 잉태하러 나비춤 추며
하늘로 오르는 사랑스런 바엽(飛葉)이다.
 
-최낙인 시집<“엉겅퀴”제4부祈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