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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탈 출(脫出)/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6. 5.
 
 
 

       

      탈 출(脫出)/籠巖 최낙인 낙엽 쌓인 오솔길에 노을 내리고 소슬한 가을바람이 단풍잎 날리면 나는 또 광란 같은 열병을 앓는다 시공 같이 나누어 쓰는 사랑스런 가족도 때론 공유의 우리 속 유리벽 같은 멍에이기에 하늘에 떠도는 유성처럼 일상 궤도를 탈출하고 싶다 명예도 지위도 스스로 쌓아 놓은 아성 아닌가? 굴레 벗고 알몸으로 달려가는 야생마처럼 나는 오늘 초원 벌판에서 무거운 옷을 벗어 버렸다 애써 키워 준 녀석들 외면의 서러움도 벗어 던지고 애써 보살핀 녀석둘 불안의 배신감도 던져 버렸다 아! 이 허허로운 빈 충만의 행복감이여! 어느 순간 졸업식 날 꽃다발 안겨 주고 도망치듯 사라져 간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그 여학생이 불현듯 보고 싶다. --최낙인 시집<“엉겅퀴”제4부祈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