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90%가 최저임금제를 도입했지만 싱가포르처럼 끝까지
버티는 나라도 있다. 싱가포르 야당은 "동반 성장을 하려면 최저
임금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일정 소득을
보장하면 생산성 낮은 근로자들이 숙련공이 될 동기가
사라진다"며 반대한다. 독일에서도 우편집배원에 대한 최저임금제
적용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집배원의
삶이 나아진다는 주장과 오히려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반박이 맞섰다.
▶서울시가 지난해 열 사람 미만이 일하는 사업장 1789곳을
조사했다. 최저임금인 시간당 4580원을 못 받은 사람이 100명
중 12명꼴이었다. 편의점·커피점·주유소같이 밤샘 일을 하거나
종일 서 있어야 하는 곳이다. 아르바이트 학생이 많은 편의점에선
직원의 35.3%가 최저임금을 밑도는 돈을 받았다. 근로계약서도
안 썼고, 밥 먹고 쉴 시간도 야박했다. 산재·고용·건강·국민연금
같은 4대 보험에 든 경우는 5%도 안 됐다.
▶최저임금은 올해 시간당 4860원으로 6.1% 오른다. 그래도 OECD
회원국 최저임금 그래프에서 한국은 아래쪽을 맴돈다. 10달러
안팎인 나라도 많은데 우리는 이제야 5달러에 다가섰다.
저임금 고용비중도 가장 높다. 학비 보태보겠다고 나선
아르바이트 학생들의 땀 값은 아무리 박해도 법이 정한 만큼은
쳐줘야 한다. 정부는 시정 지시를 내리고 뒤처리를 끝까지
살피겠다고 했다. 젊은이들의 땀이 귀한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