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그나마 1년 이상 이곳에서 지내니 여관 주인과 친해져
방값은 만원 깎아줬다"면서도 "택시운전을 해 하루 11만원이
넘는 사납금을 내고 나면 만원이 남을까 말까 한데,
매일 방세가 밀려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씨처럼 매서운 겨울 날씨에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가구를
구하기 위해 서울시는 이달 초부터 '주거위기 가구 긴급지원'을
시작했다. 자녀와 함께 여관이나 찜질방, 공원 화장실,
고시원 등을 전전하는 42가구를 우선 찾아내
긴급지원에 나선 것이다.
42가구 중엔 자녀를 돌보기 위해 일을 할 수 없는 어머니,
여관에 세 살짜리 아들과 거주하는 만삭의 임신부, 아버지와
단칸방에 살고 있는 여고생 등 열심히 살려고 해도 주어진
환경이 고달파 자칫 길거리로 내몰릴 사람들이 다수였다.
지체장애 6급인 김모(56)씨와 중학생 딸(15)은 2년 동안
하루 2만원을 내고 서울 구로구의 여인숙에서 지내왔다.
김씨가 지난달에 일자리까지 잃어 방값만 150만원이 밀렸지만,
9년 전 가출한 아내가 수입이 있는 상태라 기초수급자로도
선정되지 못했다. 딸 김양은 매일 학교에 갈 때마다
'혹시 여인숙에서 나오다 친구랑 마주칠까'
가슴을 졸이기 일쑤이다.
당초 서울시가 자치구, 서울시교육청, 숙박업협회, 찜질방협회 등을
통해 파악한 위기 가구는 모두 72가구였다. 시는 이 중 미성년자
혹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는 42가구를 우선 선정했고 그중 이씨
가족처럼 방세가 밀려 지금 사는 곳에서 내쫓길 위기에 놓인
7가구엔 21일 긴급지원비 300만원씩을 지급했다.
이날 긴급지원비 지급 소식을 들은 이씨는 "방세가 50만원이나
밀린 데다 매달 병원비까지 들어가 날마다 막막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중학교에 올라가는 작은딸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큰딸에게 작은 선물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나머지 35가구에 대해선 자치구에서 각 가정의 상황을
파악해 자립지원시설로 안내하거나 월 30만원씩 4개월간 지급하는
희망온돌 위기긴급비를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출처:waple chosun.com./wapl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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