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개 내 (Gaenea)
와플클럽(wapleclub)

3평 여관방… 아빠와 두 딸의 마지막 피난처-사회

by joolychoi 2013. 1. 23.

 

 

 

 

 

 

 
 
  3평 여관방… 아빠와 두 딸의 마지막 피난처 
이정원 기자 :입력 : 2013.01.22 03:01

 수정 : 2013.01.23 08:15 

 

택시 사납금 내면 남는 것 없어, 하루 방세 2만원…

1년째 밀려… 쫓겨나면 노숙자 될 판

서울시 주거위기 42가구에 긴급지원비 300만원 등 지급

 

 

21일 오후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여관방. 3평 남짓 되는 방 안엔

라면상자 6개와 인스턴트 밥, 간장, 고추장, 생수병이 쌓여 있다.

방 다른 한쪽엔 여관방의 시설물인 TV와 냉장고 외에 전기밥솥, 휴대용

가스레인지, 앉은뱅이 밥상이 놓여 있었다. 여관방이지만 '초소형 가정집'

행색이다. 이모(41)씨와 열세 살과 열다섯 살 난 두 딸이

1년여째 지내는 '집'이었다.

 

방세는 하루 2만원. 이 돈도 버거워 벌써 50여만원이 밀려 있다.

더 밀리면 내쫓겨 '노숙자'가 될 판이다. 김씨 가족은 IMF 전만 해도

서울 상도동의 단독주택에 살았다. 운영하던 장난감 공장이 부도가 나자

김씨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2000년 아내와 이혼했다. 두 딸과 월세방에 살며

택시운전에 나선 이씨는 2010년 음주운전자에게 사고를 당해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린다. 월세 보증금마저 모두 까먹자

세 부녀는 쫓겨나듯 이곳 여관방으로 왔다.

 

21일 오후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여관방에서 이모(41)씨

가족이 TV를 시청하고 있다. 월세를 못 내 단칸방에서

쫓겨난 이씨 가족은 1년이 넘게 이 방에서 지내왔지만

하루 2만원 하는 여관비마저 50만원이 밀렸다. /성형주 기자

이씨는 "그나마 1년 이상 이곳에서 지내니 여관 주인과 친해져

방값은 만원 깎아줬다"면서도 "택시운전을 해 하루 11만원이

넘는 사납금을 내고 나면 만원이 남을까 말까 한데,

매일 방세가 밀려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씨처럼 매서운 겨울 날씨에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가구를

구하기 위해 서울시는 이달 초부터 '주거위기 가구 긴급지원'을

시작했다. 자녀와 함께 여관이나 찜질방, 공원 화장실,

고시원 등을 전전하는 42가구를 우선 찾아내

긴급지원에 나선 것이다.

 

42가구 중엔 자녀를 돌보기 위해 일을 할 수 없는 어머니,

여관에 세 살짜리 아들과 거주하는 만삭의 임신부, 아버지와

단칸방에 살고 있는 여고생 등 열심히 살려고 해도 주어진

환경이 고달파 자칫 길거리로 내몰릴 사람들이 다수였다.

 

지체장애 6급인 김모(56)씨와 중학생 딸(15)은 2년 동안

하루 2만원을 내고 서울 구로구의 여인숙에서 지내왔다.

김씨가 지난달에 일자리까지 잃어 방값만 150만원이 밀렸지만,

9년 전 가출한 아내가 수입이 있는 상태라 기초수급자로도

선정되지 못했다. 딸 김양은 매일 학교에 갈 때마다

'혹시 여인숙에서 나오다 친구랑 마주칠까'

가슴을 졸이기 일쑤이다.

 

당초 서울시가 자치구, 서울시교육청, 숙박업협회, 찜질방협회 등을

통해 파악한 위기 가구는 모두 72가구였다. 시는 이 중 미성년자

혹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는 42가구를 우선 선정했고 그중 이씨

가족처럼 방세가 밀려 지금 사는 곳에서 내쫓길 위기에 놓인

7가구엔 21일 긴급지원비 300만원씩을 지급했다.

 

이날 긴급지원비 지급 소식을 들은 이씨는 "방세가 50만원이나

밀린 데다 매달 병원비까지 들어가 날마다 막막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중학교에 올라가는 작은딸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큰딸에게 작은 선물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나머지 35가구에 대해선 자치구에서 각 가정의 상황을

파악해 자립지원시설로 안내하거나 월 30만원씩 4개월간 지급하는

희망온돌 위기긴급비를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출처:waple chosun.com./waple life

와플(Waple)은 현명한 사람(Wise People)을 의미합니다.

현명한 사람(Wise People) 회원님께 드리는 '와플레터' 서비스 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