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등을 통해 재검표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람도
50~60명 참석했다. 이들 중 일부는 2시 5분쯤 선관위 김대년
관리국장이 개표 과정을 설명하기 시작하자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네가 뭔데 우리를 가르치느냐" "약 올리려고 나왔느냐"고 했다.
김 국장은 "2002년 이후 선거 19번에서 투표지 분류기가 이용됐지만
단 한 번도 기계상 오류는 없었고, 재검표를 한 경우도 결과가
바뀐 적은 없다"고 했으나 "거짓말하지 말라"고 몰아붙였다.
이어 2시 30분쯤 개표 시연(試演)이 시작되자 참석자 일부가 부정
개표 증거물이라고 가져온 자료를 들고 또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국회 경위들이 이들을 행사장 밖으로 몰았다. 곧이어 이경목
세명대 교수(전자상거래학)가 팔과 허리를 다쳤다며 행사장 밖
복도에 드러눕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교수는 "119를 불러달라"며
소리 질렀고 잠시 후 출동한 119가 그를 싣고 갔다.
이 교수는 18대 대선 개표가 잘못됐다고 주장해왔다.
일부는 "경위들이 시민을 폭행했다. 경위들을 쫓아달라"고 했고,
현장에 있던 진선미 의원은 "경위들 나가주세요"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사실상 묵인
행사장 바깥에서 소란이 벌어지는 사이 행사장에서는 개표가
진행돼 4시 30분쯤 완료됐다. 현장에는 조용히 시연을 지켜보는
사람도 40명 정도 있었다. 대선 무효 소송을 제기한 한모씨는
현장에서 "이건 다 쇼하는 거다. 실제로 이렇게 안 하지 않느냐"고
했다. 한씨는 선관위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투표지 분류기가
도입된 2002년부터 선거 때마다 비슷한 주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선관위에서 해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