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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해바라기" 이문주 시인방

너에게로 가는 길을 모른다 /글 이문주

by joolychoi 2009. 11. 18.

 

 

 

 

      너에게로 가는 길을 모른다 /글 이문주



      나는 네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는다
      아무리 나를 뒤집어 보아도

      너일 수 없는 일이고
      너도 나처럼 똑같은 소망을 가진 줄은

      알고 있다

       
      하지만

      적당히 섞일 수 없는 인연인 것을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다는

      약속은 할 수 없다

       
      적당히

      타협할 수 있는 만남은 없는 것이지만
      손가락의 마디만큼

      굵게 패인 주름살이 서러운 네가
      세월 한 귀퉁이에 살더라도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것은
      홀로 살아남은 자의 서러움인줄은

      알고 있다

       
      오히려 그것이

      부끄러운 줄 진작부터

      알고 살았다

       
      내 손으로 너를

      거두어 쓰다듬고 싶지만
      네게 걸린 그림자가 너무 많다
      차라리 자위하는 밤이

      편할지 모르겠다

       
      차라리

      담배한대 더 피워

      내 한숨 연기로 날려버리겠다
      밤은 언제나

      나에게 암울한 세상으로 있어주지만
      나 혼자 힘으로

      네 그림자 다 가릴 수 없어
      너에게로 가는 길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