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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해바라기" 이문주 시인방

아름다운 여백 / 글 이문주

by joolychoi 2009. 10. 30.

 

 

아름다운 여백/ 이문주

 



공간의 여백은 고독이지만
가슴의 여백은 아름다운 그리움이 사는 곳이다
빈 병에는 울림이 깨져 있지만 적당히 채워진 물병에는

아름다운 화음이 있듯이 누군가를 채워 살아가야 한다

 


빈 가슴은 메마른 고통이 머무는 곳 혼자 산다는 것은
물들고 싶지 않은 마음이겠지만
온전하지 못한 틀 안이라는 것은 몰랐다
혼자의 공간에서는

다정한 눈빛도 다정하게 불러주는 소리도 없다

 


비우고 다시 채워 놓지 못한 공간은 어둠이다
하얀 여백에는 그려질 수 있는 그림도
공간에서는 아무것도 적어둘 수가 없다
삶의 본질을 잃어버린 슬픔이 존재하는 곳에는

나를 떠 받쳐줄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살아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살아 있음이 즐거워야하고 행복을 느껴야 한다
인생에서 쉼표란 용서할 수 없는 점이다
남과 님 작은 점하나의 의미를 안다면

세심하게 살펴 주어야한다

 


빈 가슴은 이렇듯 누군가를 채움으로서
살아 있는 생명을 느낄 수 있어야한다
건성 건성으로 챙겨주더라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즐거움이고 행복이다
사랑한다고 해서 언제나

다정한 목소리로 대화 할 수는 없다

 


지금 우리가 선택한 곳이 비어있다
무엇보다 값지고 귀한 것들이

자리하지 못하고 있어 슬프다
우리는 지금 혼신의 힘을 다해 사랑한다고 볼 수 있을까

공간을 채우지 못한 지금 우리 사랑을 되돌아보게 된다

 


다음을 기다리기 보다는
지금 이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야하는 것은
살아가면서 우리는 그때라는 후회의 언어를
기억하지 말아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