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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해바라기" 이문주 시인방

하늘 흐르는 날 - 글/ 이문주

by joolychoi 2009. 10. 10.

 

 

           

           

                  RANK9_IMG 하늘 흐르는 날
                                  글/ 이문주


           

                 기쁜 날인데 하늘은 흐리다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하늘이 흘러가고
                   잠잠하던 바람이 분다 

           
                      숨죽이며 나를

                    숨기고 살았지만 
                 인내 하고 기다리기에는

                      그가 너무나 그립다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비워둔 가슴이 
                오늘따라 유난히 시리다 

           
                     같은 바다에서도

            높낮이가 다른 물결이 일렁이듯이
               수많은 인연들이 있었지만

               가슴 두근거림이 없었는데
                그를 느끼기도 전에 나는

                 그의 포로가 된 것인가 

            
          마음에 떠다니는 작은 배 하나로
                그의 마음대로 흐를 수 있는

                       가슴이고 싶다 

           

                       그를 떠나서는

                   살아 갈 수 없는 그림자
                 땅속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 같은 그리움 
                     하늘이 흐르는 것은
          그에게로 내 마음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석양이 빛나지 않는 것은
마음에 닿기 전에 저녁이 오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별 하나 반짝이기 시작하면
그리움의 눈물이 얼어붙을 테니까
어둠이 오기 전에 그를 만나야 한다

 
더 빠르게

그에게 닿을 수 있도록

바람 불어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