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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정약용과 목민심서로 배우는 지혜

접대에도 예의가 있다.[지혜23]

by joolychoi 2007. 3. 8.

 

   제3장  "넘침이 없는 지혜"

 

이장은 목민심서의 제7장 예전(禮典)에 해당된다. 귀중한 손님의 접대는 어떻게

하고,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고, 사람에겐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등에 대한 

여러 가지를 나열해 놓은 것으로서,여기서 몇몇의  항목을 통해 목민심서의

지혜를 엿보며 배워 본다

 

 

   **  접대에도 예의가 있다.[23]

 

귀한 손님을 접대하는 일은 나라에서 지키고 있는 다섯 가지 의례(儀禮) 중의 하나이다.

그들을 대접할 때 너무 후하게 하면 재물을 낭비하게 되고,그렇다고 너무 박하게 하면

반갑게 맞이 하지 않는 것이 된다.그러므로 옛 날의 선인들은 중용에 알맞도록

의례를 제정하여, 후하게 대접 하려는자가 그것을 지나치게 못하게 하고,

박하게 대접하려고 하는 자에게도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그러니

그 의례를 정한 깊은 뜻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무슨 잔치니 결혼이니 하는

것은 다 옛날 부터 손님을 대접하는 예의인 것이다.그 음식의 그릇 수와 접시의 수는

관직의 높고 낮음에 비교하여 제각기 일정한 법식이 있었다.

 

주인이나 손님이 조심하고 그것을 지켜서  조금도 그 이상을 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옛날 부터 전해 내려 오는 도리였다. 그 당시에는 관리가 이웃 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대접을 받을 때에도 술 한 잔,고기 한 접시라도 혹시나 지나친  것이 있으면 두려워

하고 머뭇 거리면서 마음놓고 대접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옛날의 현명한 도백은 상관을 접대하는 데에 감히 예도를 넘지 않았다.비록 상관은

아닐지라도 때때로 명령을 받고 외국으로 가기 위해 지나가는 모든 사절들에게는

당연히 경의를 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격이 거칠고 포악한 자는 받아 들이지

말아야 하며,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마땅히 정성스럽고 공손하게 접대해야 할 것이다.

 

[ 성종 때 한 사람이 지방의 도백으로 있다가 중아으로 들어와 높은 관직에 올랐는데

임금이 그를 보고, "그대는 대접받는 음식을 가지고 고과를 측정 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사실인가 ?" 하고 물으니 그가, " 그렇습니다 " 하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임금이 불쾌하게 생각하며," 어떻게 입에 들어 오는 음식으로 부하직원

들을 평가할 수 있는가 ?" 하고 다시 물엇다. 그는 " 음식을 차리는 데도 공평하게 하지

못한 다면 다른 일에 있어서는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 했다고

한다.또한 유남원이 나이가 많이 들어 퇴직하고 집에 있을 때의 일로서,그의 제자 였던 

한 도백이 부하 직원 들에게는 맛있는 음식만을 요구하니,그들은 그것을 대단한 고통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 것을 알게된 유남원은," 내 제자이니 내가 그를 깨닫게 해주겠다. "

고 말하고 는 그를 불러다 놓고 점심때가 훨씬 지나도록 밥상을 갖고 오지 못하게 했다.

그 제자가 몹씨 배가 고파 어쩔줄 모르고 있는 그 때 밥상이 들어 왔다.그 상 위에는

밥에다 두부 한 접시 뿐이었다.그러나  그는 밥 세그릇을 먹었고 그리고 나서 자기가

지나치게 많이 먹었음을 알게 되었다.

잠시 뒤에 좋은 술과 음식이 가득히 그의 앞에 나왔으나 그는 먹을수가 없었다.

그것을 보고 유남원이 억지로 먹기를 권하자 그는 "너무 많이 먹어 더 이상 먹을수가

없습니다." 하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말을 들은 유남원은 빙그레 웃으면서," 음식이란 원래 좋고 나뿐 것이 없는 것이다.

배가 고플 때에는 먹고 싶고,배가 부를 때에는 먹고 싶지 않은 것일 뿐이다. 다만 때가

되어서 먹느냐 안 먹느냐 하는 것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하고 말했다.

유남원의 제자였던 그 도백은 그의 가르침을 깨닫고 그 뒤로 부터는 음식을 가지고

부하 직원들을 괴롭히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