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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고도원의 아침편지4243

'아름다운' 넘어짐(22.01.18.화) '아름다운' 넘어짐 아기들의 넘어짐은 대부분 '좋은' 넘어짐이다. 아기의 신체는 구조적으로 바닥에 엎어지는 데 적합하다. 애돌프는 이렇게 설명했다. "아기의 근육은 부드럽고 살은 통통해요. 아기의 몸은 탄력적이고 부드럽죠." 아기들의 몸에는 최신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물리적 충격을 줄이기 위한 충격 흡수 공간과 에어백이 있다. 애돌프는 이렇게도 말했다. "아기들이 넘어지는 아주 아름다운 장면을 영상으로 담아놨어요. 아기들은 정말 최면에 걸린 것 같아요. 아기들이 넘어지는 장면은 마치 잎사귀가 우아하게 떨어지는 모습 같거든요." - 톰 밴더빌트의《일단 해보기의 기술》중에서 - * 아무려면 넘어지는 것이 좋을 까닭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아기들에게 넘어짐은 일상입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넘어지면서 자라납니다... 2022. 1. 18.
헌신의 대상(22.01.17.월) 헌신의 대상 사실 인간은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누구나 어떤 궁극적 '헌신의 대상'을 찾는다. 자기 삶에 의미와 목적을 제공할 궁극적 가치, 지고선 같은 것이다. 그것이 신이든, 사랑이든, 사회정의든 혹은 한 국가나 정당이나 사회단체든, 또는 돈, 명예, 쾌락, 스포츠, 심지어 도박 같은 것이든, 우리의 궁극적 관심과 헌신의 대상이 되는 것은 모두 '종교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 길희성의《종교에서 영성으로》중에서 - * 사람은 누구나 사랑의 대상, 헌신의 대상이 필요합니다. 부모, 자녀, 배우자, 멘토, 스타, 신(神) 등등. 그 대상을 위해 모든 것을, 심지어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습니다. 나를 텅 비워야 가능한 일입니다. 나를 불태울 수 있어야 하고, 온몸을 풍덩 내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하고.. 2022. 1. 17.
꽃을 피울 준비(22.01.15.토) 매주 토요일엔 독자가 쓴 아침편지를 배달해드립니다 오늘은 한창훈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 꽃을 피울 준비 겨울이 없으면 봄이 오지 않는다. 겨울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감춘다. 그러나 봄은 꽃을 피우며 세상에 자신을 활짝 드러낸다. 그러나 꽃을 피운 것은 봄뿐만이 아니다. 겨울도 내내 봄에 피울 꽃을 준비하고 있다. 한 알의 씨앗은 땅속에 묻혀 한겨울을 지나고 나서야 마침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는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땅속 깊이 묻혀서 한겨울을 지내고 나면 봄이 오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 이진희의《광야를 읽다》중에서 - * 자연의 역할은 명확합니다. 그리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흘러갑니다. 봄에 꽃을 피우는 것은 한 겨울 몸을 웅크리고 추운 날씨를 견뎌내고 있.. 2022. 1. 15.
춥지요 ?(22.01.14.금) 춥지요 ? 갑작스런 날씨 한파, 폭설. 눈 폭탄 거기다가 강풍까지 발이 눈에 푹푹 빠진다 이른 아침 택시를 탔다 버스터미널 직원으로 보이는 노인이 인사를 건넨다. - 춥지요? 눈을 치웠더니 땀이 다 나네요. 쫙 편 어깨 하얀 웃음이 눈보다 더 희다 - 심재숙의 시집《장미, 기분이 너무 아파요!》에 실린 시〈하얀 웃음〉중에서 - * 한파에 눈 폭탄이 터진 강추위에도 땀을 흘리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눈을 치우느라 수고했기 때문입니다. 춥다고 몸을 움츠리면 더 추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밖으로 나가 눈을 치우면 어깨도 펴지고, 하얀 이가 드러나는 미소도 절로 나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2022. 1. 14.
감춰진 과녁(22.01.13.목) 감춰진 과녁 메리 셸리와 조앤 롤링, 그리고 파블로 피카소는 모두 감춰진 과녁을 맞힌 공상가였다. 그런데 공상가visionary와 상상력imagination이라는 단어에는 상상vision과 이미지image라는 말이 각각 들어 있다. 피카소는 이미지 속에서 자기가 바라보고자 하는 것을 봤고, 롤링은 이미지가 동반된 어떤 서사를 봤고, 셸리에게는 문자로 표현되는 어떤 상상이 있었다. - 크레이그 라이트의《히든 해빗》중에서 - * 미켈란젤로는 "나는 조각하지 않았다. 대리석 속에 숨어 있는 인물을 보며 돌을 쪼아냈을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것에는 '감춰진 과녁'이 있습니다. 이미지 속에 숨겨진 그 과녁은 보통의 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공상가의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예술, 과학 등의 영역에서 세계적인 .. 2022. 1. 13.
오산천의 추억(22.01.12.수) 오산천의 추억 어린 시절 오산천은 우리들의 최고 놀이터였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오산천은 망가지고 있었다. 자연이 주는 무한한 풍요는 사라진 채 곳곳의 악취와 함께 시민들의 주차장으로, 주말에는 삼겹살을 구워 먹는 곳으로 변질되었다. 모든 하천이 직선으로 바뀌었다. 자연하천은 곡선으로 흐른다. 천변에 시멘트를 발라 기괴하게 변한 물길을 보면 내 어린 시절이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 곽상욱의《세상에서 가장 넓은 학교》중에서 - *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습니다. 흙, 물, 숲, 논, 밭, 자연과 더불어 뛰놀던, 더없이 즐겁고 슬프고 아련했던 추억입니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대도시로 나가 부지런히 뜀박질을 하며 살다 고향으로 돌아오면 뒤틀린 듯 변해버린 모습에 가슴이 아파옵니다.. 2022.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