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인 눈이 꽁꽁 얼었던
큰산골에도 따뜻한 봄 햇빛이 찾아왔습니다. 그러자, 시냇물은 쌓였던 얼음을 녹이고 졸졸졸 즐거운 소리를 내면서
흘러내립니다. 냇가에는 버들강아지들이 활짝 피었습니다.. click
추위에도 부지런한 너도 바람꽃은 벌써
다 피었다가, 이젠 꽃색깔이 흉하게 퇴색하여도 그런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열매를 키워내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꽃들은
혼자서 천년만년 살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 꽃피우고 열매맺고 그리고는 그 씨앗들이 싹트고 자라나면 그 꽃피우는 영광을 자손들에게
물려줍니다. 물론 자신은 죽어서 사라지지만 자손들의 영광 안에 자신의 유전자와 생명정보가 전달되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러면 자손들의
영광 안에서 자신의 영광이 계속 꽃피는 셈이지요 click
좀 비약하자면, 유전자 정보를
그들에게 제공한 꽃들의 요정? 아님 천사? 아님 창조자? 암튼 꽃을 태어나게 하고 주관하고 섭리하는 그 생명-지혜자의 영광이 그 꽃들과 함께
피어나는 거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click
골짜기는 맑은 하늘아래
화창합니다. 이런 화창한 날에는 노루들이 놀러나올만도 한데... 진짜 노루들은 사람들이 무서워서 어디엔가 꼭꼭 숨었나봐요. 대신
노루귀들이 바위틈과 낙엽들 틈에서 온몸과 목덜미에 노루처럼 부숭부숭한 털을 달고 예쁜 얼굴로
놀러나왔어요. click
노루귀는 조그맣고 귀여운 꽃인데 대개 흰색, 분홍색, 파란색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말로 흰색, 분홍색, 파란색 하고 말해봐야 그 예쁜 색깔을 느낄수는 없어요. 같은 파랑이라도 그 색깔이
짙기도 하고 보랏빛이 더 나기도하고... 다양하게 변하거든요 실제로 화창한 봄날 큰산골짜기로 오셔서 노루귀를 만나보고 그 다양한 색깔을
느껴보세요 물론 식물공원에서도 날짜를 잘 맞추면 노루귀들을 볼수 있어요. 그러나 큰산골에 오셔서 느끼는 것과는
다를거예요 click
그냥보지 말고 사진을 찍던가 그림을
그려보세요. 그러면 그 세밀한 것들을 알아차리게 될거예요 섬세한 관심이죠. 그 섬세한 관심은 곧 사랑의 출발이랍니다. 그러나 꽃의
아름다움을 탐내지는 마세요... 꽃의 아름다움을 탐내면 사람이 추해져요 ... 그냥 아끼고 사랑해 주세요 자연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 아니, 섬세한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는 마음으로 ... 그러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도 아시게 될거에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해지는 것은 탐심 때문이죠 ... 탐심을 버리고 속죄하고 용서하고 그러면 꽃보다 아름다워질
거에요. click
카메라가 걱정이라고요? 똑딱이 디카
정도면 충분해요. - 지나치면 과욕이요 짐스러을 뿐이지요. 그것 없으면 그냥 색연필로 그려보세요.
오셔서는 살짝 보고가시고요.
음식찌꺼기, 빈병, 깡통, 빈봉지, 휴지 등은 남기지 말고 배낭에 도로 넣어가세요. 산골이 깨끗하지 않으면 노루귀들은 거기서 살수가
없거든요 ... 자신의 폐품을 땅에 버리면 주머니는 깨끗해지지만 인격은 추해지잖아요? 산도 추해지고요 ... 우린 추하지 않고 깔끔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하거든요 ...
생강나무와 꿩의바람이 자기들의
이야기도 꼭 해달라고 당부하네요 ...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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