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 (芙蓉 Hiiscus mutabilis)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빙그레 웃으시며 스님께서 다가오신다. "이 꽃 진짜 예쁘죠?" 너무나 무안한 나머지 나는 고개만 까닥거렸다. ![]() "작년 가을 대만에 갔을 때 이 꽃이 어찌나 예쁘던지 씨 5개를 받아가지고 왔어요. 올 해 심었는데 2개는 싹이 나지 않고 세 개는 싹을 틔워 이렇게 예쁜 꽃이 피었네요." 스님은 묻지도 않은 내용까지 상세히 설명해주신다. "그런데, 이 꽃 이름이 무엇인지 알아요?" 나는 고개만 살며시 옆으로 흔들었다. ![]() "이 꽃 이름이 부용이에요." 그렇게해서 나는 부용과 만났었다. 그리고 성남을 떠나 서울로 이사를 온 나는 그 포교당의 스님도, 부용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 그러다 작년 공주에 사는 언니네 집에 가는 길에 다시 그 부용을 만나게 되었다. 공주시내를 가로질러 언니네가 사는 청룡면까지 길가에 온통 부용꽃이 아니던가?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너무나도 귀하고 어여쁜 꽃으로만 알고 있었던 부용이 가로수처럼 길가에 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차를 갓 길에 세우고 확인을 해보았다. 분명 내 소녀시절 성남 그 작은 포교당에서 보았던 부용꽃이 분명했다. ![]() 물질이 풍요로워지고 국민소득이 높아지다보니 꽃까지도 덩달아 흔해지나 보다. 무궁화목 무궁화과의 낙엽관목인 부용은 높이가 1∼3m 내외로 나무껍질은 회백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오각모양 심장형이다. 손바닥모양으로 3∼7갈래 갈라져 있는 잎은 지름 10∼20㎝이다. 잎의 기부는 심장형이며 가장자리에 둥그스름한 모양을 한 톱니가 있고, 뒷면에는 별모양의 털이 나 있다. 7∼10월에 잎겨드랑이에 지름 10∼13㎝ 정도 되는 담홍색의 꽃이 피는데, 꽃잎은 5장이다. 꽃은 나팔꽃처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 ![]() 위 사진에서처럼 꽃아랫부분의 작은 포엽(苞葉)은 10개이고 줄모양 바늘꼴이다. ![]() 꽃받침은 종모양이고 중앙까지 5개로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세모진 달걀꼴이고 별모양 털과 섬모가 있다. ![]() 수술은 여러 개이며 원통모양으로 합쳐 나고, 긴 암술대가 관통해 있으며, 암술머리는 5갈래로 갈라져 있다. 열매는 구형으로 지름 약 2.5㎝의 삭과이며, 털이 빽빽이 나고 황갈색으로 익어서 5갈래로 갈라진다. 종자는 신장형이고 등쪽에 센털이 있다. ![]() 원예품종에는 흰색의 홑꽃, 흰색의 겹꽃, 홍색의 겹꽃 등이 있다. 정원과 공원에 심는다. 내한성은 강하지 않지만 내조성(耐潮性)이 있고, 양수(陽樹)로서 볕이 잘 드는 적당한 습지에서 잘 자라며, 생장이 빠르다. 중국에 분포한다. 북아메리카 남동부 원산의 미국부용 H. moscheutos는 여러해살이풀로 꽃은 부용과 비슷한 대륜(大輪)이고, 잎은 달걀꼴 타원형이다. ![]() 한방에서는 주로 흰색의 꽃을 이용하는데 부용화라고 하며, 해수·토혈·백대하 등을 치료한다. 뿌리는 부용근이라 하며, 옹종·해수기천·백대하 등에 이용한다. 생잎을 짓찧어 바르면 피부병이나 화상 등으로 인한 상처에 효과가 있다. 꽃가루는 한지의 빛을 내는 데 쓴다. ![]() 미묘한 아름다움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는 부용을 좋아하는 사람은 참으로 많다. 다음 이야기는 부용에 관한 이야기이다. ![]() 옛날 성천(成川)에 한 기생이
있었던데, 미모가 빼어나게 아름다워 사람들은 그녀를 '부용'(芙容)이라 불렀다. 그녀는 이름을 기적(妓籍)에 올린
기녀였지만, 시(詩)를 즐기고 기개를 지니고 있어 함부로 몸을 더럽히지 않았는데 마치 부용꽃과
같았다.
![]() 그녀가 16세 되던 해 성천군에서 백일장이 열렸다. 그녀는 그 백일장에 참가하여 장원(壯元)을 차지했다. 그 당시 부사(府使)는 김이양(金履陽)으로 시를 몹시 사랑했다. ![]() 김이양의 문학에 심취한 그녀는 백발인 그와 인연을 맺고, 15년 동안이 동고동락하며 시가(詩歌)를 나누었다. 김이양이 늙어서 세상을 떠나자, 3년상을 정성껏 치른 부용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더욱 깨끗이 지켰다. ![]() 세월이 흘러 죽을 때가 된 그녀는 몸을 씻은 다음, 가까운 사람을 불러서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거든 천안 광덕리(廣德里)에 묻어 달라." 그녀가 숨을 거두자 사람들은 그녀를 천안 광덕리에 있는 김이양의 무덤 옆에 묻어 주었다. ![]() 중국에도 부용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 옛날, 중국 송나라 때 맹준왕은 부용꽃을 몹시 사랑하였다. 그는 성의 주위 40리에 걸쳐, 부용을 심어서 장식함으로써 자신의 영화를 과시했다고 한다. ![]() 바로 그 도시가 '성도'(成都)라고 하는데, 부용이 피는 시기가 되면 그 도시는 온통 부용꽃에 파묻힐 지경이었다 한다. 그래서 그 도시의 별명까지 '부용의 도시'가 되었다니 부용의 사랑함이 놀랄 만하다. ![]() 부용에는 목본성(木本性)과 초본성(草本性)이 있다. ![]() 부용꽃은 비록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기는 하지만, 밑쪽에서 위쪽으로 계속해서 올라가며 꽃을 피운다. 꽃말은 '섬세한 아름다움'이고, 동부 아시아의 따뜻한 중국이 원산지이다. ![]() |
출처 : 눈꽃 가야
글쓴이 : 가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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