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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오키나와(沖縄)/詩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21. 2. 3.






 오키나와(沖縄)/詩 籠巖 최낙인


따스한 햇살내린 오키나와는

밀려오고 밀려가는 수많은 군상들을 만나며

반가운 듯 서러운 듯 허수아비 춤을 추고 있었다

 

어스름 달빛 내린 검은 바다에는

몰아치는 강풍 속에 파고는 높아만 가는데

피어린 역사는 너울 타고 밤새 울부짖고 있었다

 

해안선 따라 오르니 바로 탐라의 순방길이요

쓰러진 왕조의 유적마다 여조(麗朝)의 향기 가득한데

번성했던 유구국의 국기도 삼색문양의 태극기였다

 

항몽의 삼별초군이 신생 왕국의 터전을 마련하였고

우리의 의적 홍길동이 그렇게도 소망하며 세웠던

이상향 율도국이 바로 이곳 오키나와 섬이 아니던가

 

왕조는 조선국에 조공하며 평화롭게 살기를 바랐지만

중국과 일본이 격돌하는 먹이사슬의 각축장이 되어

북녘만 바라보다 사악한 일본 식민지가 되고 말았다

 

오늘도 평화기념공원에는 한국인 징용자들 원혼들이

조국을 향하여 불귀의 절규 외차며 눈물짓고 있는데

석원도엔 일본인이 건립한 자유민권운동가 홍가와라

(洪家王) 추모비가 유구열도(琉球列島)를 굽어보고 있었다

 

--최낙인 제2시집

<"하늘꽃"제3부 探香의 旅路>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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