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빛 / 籠巖 최 낙 인
빨긴 치마 휘두른
파아란 산정(山頂) 호수는
단풍 잎새들의 화려한 무도장
같은 한 하늘 아애
옻나무 잎새는 왜 붉으며
은행잎은 왜 황금빛으로 물드는가?
표면을 타고 흐르는 고운 색깔과
내면에서 솟아나는 영롱한 빛깔들
만남은 저렇게도 아름다운 모습들인가?
난 어느 결에 물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잎새들의 오색 춤사위가 휘돌 때 마다
내 퇴색한 모습들이 흐물흐물 스러지고 있었다
색은 자신이 빚어낸 특유의 얼굴 표정이고
빛은 스스로 밝혀낸 고유한 영혼이라는데
난 무슨 색 무슨 빛으로 살아온 인생이었나
정작 저 호수 위에 내 단풍도 흘러가고 있음인가
--최낙인 제2시집<"하늘 꽃" 제1부 敬畏의 자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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