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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후원 정자에 올라 / 籠巖 최 낙 인

by joolychoi 2018. 3. 6.


후원 정자에 올라 / 籠巖 최 낙 인 
찜통더위도 참기 어려운데
윗 층 집수리 공사 굉음 소리에
가슴팍 쥐어짜는 광기가 발작한다
짧은 바지 차림에
가벼운 책 한권 달랑 끼고
단지 후원 아늑한 정자에 올랐다
불어오는 솔바람에
무더운 폭염도 비켜가고
매미의 합창소린 교향곡으로 흐른다
물욕과 경쟁으로 치닫는 세태라지만
영혼 울려주는 정율의 경구 한 구절에
가슴은 열기를 내리고 하늘은 천상음을 내린다
사람의 주체는 마음이고
우주의 주체는 하늘이라
내 마음은 곧 하늘의 뜻이 되고 싶다
비록 물길 없는 풀섶 정자이언만
마음의 물보라에 튕겨보는 사무사(思無邪)에
난 하늘 우러르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어본다
--최낙인 제2시집<"하늘 꽃" 제1부 敬畏의 자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