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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까 치 집 / 籠巖 최 낙 인

by joolychoi 2018. 2. 17.


 






     까 치 집 / 籠巖  최 낙 인




    까치는 선천적 기상 예보관이다

    비가 많은 해에는 높은 집을 짓고

    바람이 많은 해에는 낮은 집을 짓는다


    작년에도 금년에도

    비는 잦지 않았고 바람도 세지 않았는데

    해마다 까치집은 자꾸 높아만 간다


    내가 자주 지나치는 서구풍의 가로수길

    높게 치솟은 메다세콰이어 나무 꼭대기에

    까치집 다섯 둥지가 안쓰럽게 매달려 있다


    오작교도 놓아주고 보은의 종소리도 울렸건만

    안락했던 삶의 터전은 아파트 단지로 밀려났고

    쫓기는 신세 되어 정봇대 집마저 깡그리 헐리었다


    해매대 높아만 가는 까치집을 바라보면서

    그 연유가 바로 사람들의 매정한 손길임을

    우리 한번이라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그 옛날 동구 밖 포구나무에 모여 앉아

    새 손님 반겨주던 그 사랑스런 모습들을 그려내며

    그들의 원초적 지각능력과 자연성을 살려내야 한다.


    --최낙인 제2시집<"하늘 꽃" 제1부 敬畏의 자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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