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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리마(Lima)의 조약돌/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5. 10. 24.

 

 

 
 

 

 

 

 

 

 

 

 

  

 

리마(Lima)의 조약돌/籠巖 최낙인

 


 

리마의 바닷가
 세찬 파도가 지나간 자리

갸름한 조약돌 하나 엎드려 있다.

씻기고 깍이어 동그라진 모습의 돌칼

이국인 나에게 호기 어린 눈빛을 보낸다

우루밤바 강 따라 태평양에 나갔다가

해안으로 돌아온 맞추비츄의 한 투사였다

그의 임무는 조국의 역사를 말살하고
문명을 짓밟은 그네들로부터 국권 회복이었다.
 

 

난 그의 뜻에 의기투합하여 동행 길에 나섰다

먼저 대성당에 묻혀 있는 피사르를 불러 세웠다

무딘 돌칼로도 당장 그를 해치울 수 있었지만

잉카인의 자존심은 그를 무릅만 끊게 하였다

옛 수도 쿠스코에선 드넓은 태양 신전에 올라

산상의 도시 건설과 거룩한 독립 성전을 고하였다

야만적 촐칼질에 험준한 고산으로 쫓겨갔지만

문화는 계속 피어났고 영혼은 더욱 고결하였다

그 무참한 악행에도 평화와 교화의 기치 아래

인간적 포옹으로 영혼의 울림만을 촉구하였다

 

 

험한 산 오르내리고 홍수 범람하는 강 건너며
격랑의 바다에서 싸워 온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그 몸부림은 결국 조국에 독립을 안겨주었다
손에 쥔 투사의 몸에서 뜨거운 숨결이 느껴졌다
이제 수백 년 유랑 길 접고 귀향길 나서야겠다.
우루밤바 강변 철길 따라 맞추비츄로 행하였다
굽이굽이 휘돌아 찾아 오른 그 높은 신전에
애국 전사의 이름으로 그 조약돌을 바로 세웠다
나래 편 콘도라 한 마리 정상을 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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