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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반얀(Banyan) 나 무 /籠巖 최 낙인

by joolychoi 2015. 1. 24.

 

 

 

 

 

 

 

 

 

  반얀(Banyan) 나 무 /籠巖 최 낙인 
 
척박한 황무지
한 그루 나무 숲 그늘 아래
순례길 수행자 지친 영육(靈肉)을 식힌다
 
간 밤 폭풍우엔
머리채 풀어 혜친 채
뽑혀가는 밑둥치에 목숨을 걸었다.
 
지표 얕은 토양에
이 한 몸 가누기 이렇게 힘드는가
팔뚝에 뿌리 내려 연심 지심으로 향했다
 
가지는 연이어 뿌리 뻗어 내리고
뿌리는 튼실한 기둥 가지 올리며
이 황량한 벌판에 천 년 숲을 가꿔 냈다
 
내 님은 한 그루 반얀 나무
오늘도 강풍 몰아치는 언덕에 올라
내 성찮은 몸통에 실뿌리 칭칭 동여매고서
절규같은 비원 되뇌이며 넓은 미소를 훔친다
 
--최낙인 시집<“엉겅퀴”제8부海外>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