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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조국(祖國)의 산하(山河)/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4. 6. 29.

 

 

 

 

 

 
 
  
 
조국(祖國)의 산하(山河)/籠巖 최낙인

 

 

칼바람 몰아치는 심산계곡 눈 닾힌 응달에도

조국의 따스한 입김은 어김없이 새 생명을 틔어 내고

 

깊은 질곡의 수령에서 울부짖던

민초들의 피 맺힌 절규들도

철따라 피어나는 꽃잎 되어

이 땅에 은혜로운 향기를 뿌린다

 

솟아 오른 동해 바다 일출은

연신 황금 빛 불꽃을 토해 내고

타는 노을 뚝뚝 떨어지는 서산 마루엔

노승이 선사로 찾아 든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낯익은 이 오솔길

잎새도 바람도 어제 걷던 바로 그 길이건만

 

오늘 따라 내 육안에 비춰진 조국의 산하는

어쩌면 그렇게도 정겹고 아름다운가요?

 

내 긴 방황의 뒤안길에 찾아든 조국의 산하는

어쩌면 그렇게도 자애로운 눈빛으로

포군히 감싸 주나요?

아! 이렇게도 아름다운 조국을

왜 예전엔 미쳐 모르고 지냈을까?

 

호구에 목이 매여 어쩔 수 없이

땅을 밟고 살아야 하는

미물들의 각박한 이 세정을 차마 외면하지 못한 채

아름다운 조곡, 그 산하의 아리따운 자태를

눈여겨볼 수 없었다는 초라한 핑계를

저어할 수 없었음인가

 

이제 칠순의 고개마루에 올라

이 아름다운 강산과 함께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으리란 아쉬움과 초조함이

웅크린 내 가슴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인가요

 

 

--최낙인 시집<“엉겅퀴”제7부祖國>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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