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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향 일 암(向日庵) /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4. 5. 22.

 

 

 


  

 

 

 

  향 일 암(向日庵) / 籠巖 최낙인 
 
 
돌산섬 굽이친 끝자락
항일암은 하늘에 떠 잇고
거북은 긴 머리 내밀고 바다로 향한다
푸른 바다는 차라리 시린 청옥인가
청파는 아스라한 섬 맴돌다 구름으로 오른다
 
자비 아득한 적멸보궁에 올라
진정으로 오유지족을 누리고파
오른발은 비움의 마음으로
왼발은 참회의 마음으로
한 발 두 발 셈하며 돌계단 오르니
불탄 대웅전은 애처로운 합장으로 나를 맞는다
 
그 아픈 마음 뒤로 하고 관음전에 오르니
부처님 가녀린 미소 속엔 자비가 가득하다
망망대해 굽어보는 원효의 좌선대엔
요석의 향기인가 실려 온 봄바람이 상큼도 하다
그 불 같은 정념 어찌하고 참선에 들었을까
 
경전 바위는 불경의 화신
법문은 염불되어 거북등에 내리고
천 년을 지켜온 해수관음보살은
오늘도 남해바다 안녕 기원에 두 손이 따습구나
   
--최낙인 시집<“엉겅퀴”제7부祖國>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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