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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운 주 사(雲住寺)/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4. 3. 24.

 

 

 

 

 

       

 

  운 주 사(雲住寺)/籠巖 최낙인 

 

 

바람 따라 흐르다가

구름 머문 곳에 내려앉았다.

 

격식 비켜가고 위엄 숨어든 운주사는

돌부처 천년 미소로 외로운 객을 맞는다

 

여기가 가람인가 아닌가?

산 그림자 내린 산사엔 스님은 간데없고

휘돌아 치솟은 원판 탑엔 다람쥐가 오르고

법당 뜨락엔 풀벌레 소리 염불되어 흐른다

 

어깨 여윈 석불엔 민초들의 애환이 묻어나고

미소 짓는 와불엔 중생들의 염원이 절절하다

 

낙엽처럼 흩날리며 살아온 인생

고행 뒤집어쓰고 바람결에 찾아든 발길인데

구 옛날 어머님의 포근한 가슴에 안긴 듯

어쩜 이렇게도 마음 편하고 발걸음 가벼운가?

아직도 와불은 일어서지 못하고 있는데

 

--최낙인 시집<“엉겅퀴”제7부祖國>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