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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재 회(再會) /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7. 8.
      재 회(再會) / 籠巖 최낙인 어젯밤 꿈에 남강이 나를 불러 비봉산에 가자 하더니 오늘은 뜻밖에도 묵은 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 시절 그 아픔의 여운이라도 움켜쥐고 우리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보자"고 우린 그때 산으로 들로 무던히도 쏘다녔지만 정작 싯귀 한 구절에 가슴 태우며 목말라했고 몇 밤을 하얗게 지새며 남몰래 눈물도 흘렸었지! 절필 50년 만에 무슨 새 싹이 움터 오르랴마는 그래도 그때로 돌아가 오늘의 우리들 모습을 그려보는 일은 분명히 살아 있다는 증더 아니겠는가? 같이 앓던 소년기 성장통은 그리움으로 변하였고 노루 뛰놀던 그 언덕엔 아직도 무지갯빛 남아 있어 반세기 넘어 마주한 해후(邂逅)야 눈물겨운 축복 아닌가? 우리들은 제각기 엇바뀐 두 얼굴을 들고 시어(詩語)들이 노래하던 옛 둥지를 찾아 나섰다. --최낙인 시집<“엉겅퀴”제5부人生>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