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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기 다 림/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5. 19.

 


 

 

 

 

 

 

 

 

 

 


 

 

 

 

 

 

 기 다 림/籠巖 최낙인

 

밤이슬이 아침을 기다리는 것은

영롱한 구슬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목의 눈(芽)이 겨울을 덮어Tm고 있는 것은

봄볕에 새 싹을 틔워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바위틈에 휘어진 소나무가 자라는 것은

진경 산수화의 거룩한 표상이 되기 위함입니다

 

후미진 산골 옹달샘에 석간수가 괴는 것은

목축이며 물질하는 맷새를 맞이하기 위합입니다

폭풍우 지나간 바닷가에 고요의 아침이 찾아드는 것은

폭풍우를 잠재우는 산고의 아픔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아픔은 고요의 아침을 빚어내는 처절한 기다림입니다

 

그러기에

기다림은 간절한 염원이요 인고의 성숙입니다

먼 순례길 구도자의 절절한 아우성입니다.

 

-최낙인 시집<“엉겅퀴”제4부祈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