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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생 명(生命)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5. 18.

 

 

 

 


  
  생 명(生命) /籠巖 최낙인 
 
 
짓밟혀 찢긴 텃마당 질경이풀
새 봄 또 햐얀 웃음을 날린다
 
갈비 덤불 이고 돋아난 산 난초(蘭草)
잎새는 아침 햇살에 이슬 머금고
미향(微香)은 바람 타고 하늘로 오른다
 
저녁나절 가녀린 깔닥모기도
하루를 백년같이 살아가는데
왜 우리 새벽길 마다하고 그믐길로 가는가
 
채찍에 눈물짓는 소금 진 조랑말
그래도 눈 감고 죽음을 소망할까?
 
나는
절벽 하산(下山) 길에
쓰러진 고목 부등켜안고
외경(畏敬)의 생명 부르며
푸르르 몸을 떨었다.
 
--최낙인 시집<“엉겅퀴”제4부祈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