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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삽 작/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4. 22.
      삽 작/籠巖 최낙인 눈빛과 손짓으로 결 없이 살아가는 질박한 서민들의 길목 날이 새면 동구나무 까치 소리에 첫 손님을 맞이하고 어둠이 내리면 별들이 취기 어린 할아버지 모셔 오는 곳 아버지의 지게에는 호박덩이 뒹굴고 어머니의 머리에는 물동이가 춤을추고 누나의 책보엔 들꽃 한 다발 피어있다 바랑 진 탈박승은 쌀 한줌을 동냥하고 허기진 과객은 찬물 한 사발을 청하는데 주고받는 손길엔 진한 사람 냄새 묻어난다 계절이 바뀌고 부는 바람 달라도 스치는 사람마다 가슴은 따사로웠고 격 없이 건넨 말도 익은 술처럼 향기로웠다 십살개 꼬리치던 그 토담 사리문은 향수 아롱지는 우리들의 영원한 고향 그 고향 잊지 못한 여우의 마음이어라. --최낙인 시집<“엉겅퀴”제2부思鄕> 중에서--
      • 삽작 :사립문을 가르키는 경상도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