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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농암(籠巖)최낙인 시인방(1.2 시집)

백 목 련 / 籠巖 최낙인

by joolychoi 2013. 4. 3.

 

 

 

 

 
 
  백 목 련 /籠巖 최낙인  
 
 
새 봄에도
그 상사병은 또 찾아온 것인가
마냥 북녘 하늘을 향하고 있구나
 
나목 물오른 봉오리엔
새하얀 속살이 피어나고
꽃잎엔 수줍은 뿌끄러움이 가득하다
 
초당 아씨
규뱡에 숨겨 둔 못다한 사랑인가
그리움은 청초한 애련(哀戀)으로 가슴을 친다.
 
햇살이 따습고 향기는 넘쳐니는데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고결한 자태는
창해만을 향해 울부짖는 불멸의 단심
 
4월 하늘에 솟아오른 하얀 붓꽃은
눈물짓고 시집간 누님의 봉곳한 가슴인가
아린 가슴에 서러움은 절절이 묻어나는데
이 밤도 달빛 머금고 백혈을 토하고 있다
 

--최낙인시집<“엉겅퀴”제1부自然>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