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회 산업부장 입력 : 2013.02.24 23:18
법·상식에 어긋난 부자들 치부 행위, 국민 지탄 쏟아져
사회적 책임·相生노력 안 하려면 자리서 내려와야…
서민 손 잡아주는 재벌·기업인 기대
- 이광회 산업부장
'돈이면 귀신에게 맷돌을 돌리게 할 수 있다.
(有錢能使鬼推磨)'는 중국 속담이 있다.
돈이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처럼 돈에 목을 매며 살아왔던 이들의 신세가 요즘 처량하다.
롯데그룹 신격호 창업주의 동생인 신준호씨 일가의 치부(致富)
행위에 지탄이 쏟아진다. 아들·딸·며느리·손자에게
수백억원대의 불로소득을 몰아준 얘기에 화가 나지 않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내부 거래를 통해 동생 사업을
밀어주려다가 망신당하고 있는 한 유통 그룹 2세 얘기나
태광·오리온그룹처럼 법정과 구치소를 오가는 재벌 가족
얘기는 너무 흔하다. 무한(無限) 탐욕을 주제로 한
'돈과의 엇나간 로맨스 스토리'가 사라지는 날은 언제일까.
새 정부가 출범하는 날에 부자들의 돈 냄새가유독 비릿하게
느껴지는 것은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큰 때문일 것이다.
요즘엔 '부자=행복한 사람'이란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시민 의식이 높아지고 부자에 대한 평가가 까다로워진 탓이다.
부자는 그래서 '행복한 부자'와 '행복하지 않은 부자'로 나뉜다.
행복한 부자는 회사 경영을 책임지면서 안팎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는 경우다. 세금 문제에서 자유롭고, 실정법도 잘 지키고,
사회적 책임과 상생(相生)에도 남다르다. 참 기업인,
착한 그룹 총수라고 박수받는 이들이다.
반대의 경우는 어떤가.성공한 부모로부터 부(富)를물려받았지만
사업을 감당할 능력이 없고 우왕좌왕한다면 스스로도 행복하다고
못 느낄 것이다. 산업화 착수 이후 수십년간 형편없는 자질에도
똑똑한 참모들에 의해 포장돼 제왕적 권력을 휘둘러 온 재벌이
참 많았다.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이젠 법과
상식을 무시하다가는 불행을 각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