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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그래도 혹독한 검증이 필요한 이유-사내칼럼

by joolychoi 2013. 2. 18.

 

 

 

 

 

 
 
 
  [동서남북] 그래도 혹독한 검증이 필요한 이유 

주용중 정치부 부장대우입력 : 2013.02.13 23:06

 

후보자 속살까지 발가벗기는 검증… 그러나 청문회를 무르게 할 순 없어

청렴한 공직 풍토 정착 돕기 때문…사전 검증 제대로, 인권 침해 막아야

 
주용중 정치부 부장대우
  

"흠이 한두 개라도 없는 사람은 드물었다.

처음에는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던 사람도 검증이

진행될수록 조바심을 냈다. 솔직히 우리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수준은 낮은 편이다."

 

이명박 청와대에서 3년간 1000명 넘게 인사 검증을 했던

박재홍씨는 필자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인사권자의 제일 큰 딜레마는 능력은 있는데

흠이 있는 사람과 능력도 없고 흠도 별로 없는 사람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의 검증 무대는 어찌 보면 로마시대의 원형경기장과

비슷하다.삶의 속살이 발가벗겨지는 고위 공직 후보자를 보고

관중은 "더 벗겨라"고 소리친다. 그 외침 속엔 사실과 다른 인신

비방도 적지 않다. 아마도 그 무대에 서 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공포를

잘 모를 것이다. 정말 공분(公憤)할 만한 이력이 나온다면 본인도

낙마를 감수하겠지만 과거엔 관행처럼 묵인됐던 일들로 인해 이제

와서 닦달을 당하면 억울한 생각도 들 수 있다. 논문 표절이나

다운계약서, 소소한 이유의 위장 전입 등이 그 예다.

 

인사청문회 통과 기준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이다.

어떤 후보자는 위장 전입으로 낙마했는데, 비슷한 행적의 다른 후보자는

청문회를 무사 통과했다. 우리 법 제도는 복잡하기까지 하다.

자녀 결혼식 축의금에 대해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세법 규정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재테크용으로 장만한 20평짜리 상가 월세에

대해 소득세를 내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처럼 고위 공직 후보자들 입장에선 현재의 인사청문회가 야속한

이유가 적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인선 과정에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고사(固辭)한 이가 상당수다. 박 당선인이 지난달 말

"지금처럼 인사청문회가 신상 털기 식으로 간다면 과연 누가

나서겠느냐"고 말한 데는 그만한 사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검증이나 인사청문회를 무르게 한다면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일이다. 2000년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후 최소한 중앙

부처는 어느 정도 깨끗해졌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 엊그제 만난 한 부처의

과장은 "동료 사이에서 '나중에 청문회 생각해서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니냐'

'내가 청문회에 설 기회나 오겠나' 등 농담이 오간다"고 했다.

박재홍씨는 "검증을 해보면 후배 관료들이 선배 관료들보다 대체로

흠잡을 것이 별로 없다"고 했다. 박씨가 펴낸 '공직의 길

(부제:정상의 공직자로 안내하는 자기관리법)'이란 책을 단체로 구입해서

보는 부처도 있고, 개인적인 문의 전화도 많이 걸려온다고 했다.

 

어찌 됐든 인사청문회가 고위 공직자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자기 검열

기회를주고, 공직 풍토를 청렴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또 이런 힘든 과정을 통과한 고위 공직자는 상처뿐만 아니라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된다.

 

우리 인사청문회 제도는 200년 역사의 미국 청문회 제도에 비하면 아직

미완성이다. 신상(身上)에 대해 솔직한 진술을 하지 않을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정부기관의 사전 검증을 더 철저히 해야 하고, 대통령

당선인이 인선 검증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도 마련해야 한다.

고위 공직 후보자들의 기본적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한 나라의 청렴지수가 올라가면 GDP도 덩달아 올라간다.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절실한 우리 입장에선 검증과

인사청문회를 반듯하게 정착시켜야 한다.

과거엔 시험의 대상이 아니었던 일들에 대해 뒤늦게

가족 동반으로시험을 치러야 하는 고위 공직 후보자들의

고충도 작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검증받을 기회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특권 아니겠는가.

 

출처: -waple issue

http://blog,chosum.com/wapl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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