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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혜원(惠園)박영배 시인방(제2.3시집)

내 마음 /詩 박영배

by joolychoi 2009. 11. 29.

 

 

 

       

내 마음 /詩박영배

 

높은 하늘을 멋지게 날고 싶다

세상을 향해 우렁찬 함성을 지르고 싶다

장수처럼 천리마를 타고 백만 대군을 인솔하여

대초원을 누비며 천하를 호령하고 싶다

잘 훈련된 멋진 특수부대원들과 함께

백두대간을 천리행군으로 넘고 싶다

 

입이 있으니 말을 아껴야 하고

눈이 있으니 못 본 체해야 하고

귀가 있으나 못 들은 척해야 하는 현실

주어진 내 자리, 생활 속에 함께 묻혀

내 의지와 상관없이 걷고 있는 나

 

때로는 할아버지로

때로는 어른신으로

때로는 늙은이로 처신을 하고 있지만

지금 내 마음은 혈기왕성한 젊은이다

젊은이들보다 더 잘할 스 있고

더 잘 견딜 수 있고 더 많이 할 수 있다

 

말은 아끼고 있지만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많고

사회에 던지고 싶은 말도 많고

넋 빠진 사람들에게 쏘아주고 싶은 말도 많다

 

이제 겨우 환갑 지났는데

나이가 많아서 자격이 없고

일터에도 오라는 곳이 없어

방구석에 앉아 머물다 보면 몸은 무너져가고

생각만 콩나물처럼 자라 올라

비정상 마모가 되는 톱나바퀴 인생이 되어간다

 

시대를 탓해야 할까

제도가 잘못된 걸까

인식을 고쳐야 될까

그 누가 내 속마음을 알아줄까

 

--박영배 시집< 또 하나의 만남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