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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혜원(惠園)박영배 시인방(제2.3시집)99

나의 詩 / 惠園 박영배 나의 詩 / 惠園 박영배 내 가슴에 곰삭은 꽃 편지 행성처럼 떠돌다 어느 겨울 숲에서 천신만고 끝에 내가 된 너, 온몸을 들쑤시고 피를 거꾸로 흐르게 했던 모퉁이를 지나 쓰디쓴 담배 연기 한 모금을 마시고 잉태한 거룩한 영혼아 물 따라 바람 따라 너 가슴에 샛노랗게 봄이 닿는 날 어느.. 2012. 3. 26.
봄을 담아왔습니다 / 惠園 박영배 봄을 담아왔습니다/惠園 박영배 산등성이 햇살이 긴 하품을 하는 오후, 매화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출발선에 서 있는 신부였습니다 경운기는 들판에서 온종일 봄을 갈고 나는 밭둑에서 봄을 담아왔습니다 쑥도 한 줌, 냉이도 한 줌 --박영배제3시집 에서-- 2012. 3. 22.
와룡골 윤씨 / 惠園 박영배 와룡골 윤씨 / 惠園 박영배 젊어서 통 큰 것 한 번 했음 직한 윤씨 그 작은 가슴에 꼬깃꼬깃 숨겨 논 사연은 팔순 엄니도 다 헤아리지 못했다 어려선 머리 좋고 공부 잘한 효자가 이틀이 멀다 않고 가슴에 불을 지름며 비틀거린 지 이십여 년 낼 모래 이순耳順이 되도록 사랑은 모르고 여자.. 2012. 3. 22.
윤씨와 그 어미 /惠園 박영배 윤씨와 그 어미 /惠園 박영배 장짐을 싸놓고 빗질하는 팔순 어미, 젊어서 혼자 된 설움이 쏟아져내린다. 밤이면 달빛도 울고 간다는 와룡골 대竹숲 아래 恨 서린 칠십여 년을 고스란히 묻고 쪽파처럼 살아온 세상 구부러진 허리 노을진 발걸음 걷다가 쓰러지면 그 길이 저승인데 집에 있.. 2012. 3. 21.
시인들은 /惠園 박영배 시인들은 /惠園 박영배 시인들은 산도, 강도 초가집 뒷뜰도 버렸습니다 시인들은 밤하늘 별도 달도 삼경三更에 우는 소쩍새도 잊었습니다 시인들은 달래냉이 꽃다지 버들강아지도 싫답니다 시인들은 불빛을 쫓아 불나방이처럼 자꾸지꾸 강남으로 갑니다 시인들이 두고 간 뒤뜰에는 별.. 2012. 3. 17.
♣ 비둘기 / 惠園 박영배♣ ♣ 비둘기 / 惠園 박영배♣ 내 그럴 줄 알았다 꼬부랑 할매가 꼬불꼬불 심은 콩씨, 퍝씨, 염치없이 파먹고 떼거리로 몰려와 노점상 음식도 훔쳐 먹고 뚜뚱거리며 여기저기 똥 깔기고 먼지 날리고... 산비둘기 집 비둘기 유해 조수라고 먹이 주면 벌금낸다니 이제 너네들 다 죽었다 평화.. 2012.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