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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혜원(惠園)박영배 시인방(제2.3시집)

윤씨와 그 어미 /惠園 박영배

by joolychoi 2012. 3. 21.

 

 

 

 

  
  윤씨와 그 어미 /惠園 박영배  

 

 

장짐을 싸놓고  빗질하는 팔순 어미,

젊어서 혼자 된 설움이 쏟아져내린다.

 

밤이면 달빛도 울고 간다는

와룡골 대竹숲 아래

恨 서린 칠십여 년을  고스란히 묻고

쪽파처럼 살아온 세상

 

 

구부러진 허리

노을진 발걸음

걷다가 쓰러지면 그 길이 저승인데

집에 있으면 삭신이 쑤시는 터,

버스를 타고 장터로 나선다

 

다 팔아야 몇 푼 안 되는  보따리 속에

노잣돈 같은 도라지, 더덕, 당귀 몇 뿌리

장 구루마 끌고 내려가는 어미를

담 너머로 내다보는 윤씨 눈빛에 이슬이 고인다.

 

 

--박영배 제3시집<그리움은 별빛이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