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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정약용과 목민심서로 배우는 지혜

아는 체 하지 마라.[지혜11]

by joolychoi 2007. 2. 21.

 

  * * 아는 체 하지 마라.[11]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를 하며 물이 흐르는 것 처럼 슬슬 서류에 결재하는 것은

도백이 이미 부하 직원의 계략 속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문관(文官)은 젊어서 시나 글을 익히고,무관(武官)은 활쏘기 정도나

익힌다. 그 밖에서 배운다는 것은 도박을

한다거나 기생을 데리고 노는 일,술 마시는 정도의 일 뿐이다.그러나 그러한 것들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들인  것이다. 활쏘기를 익히면 전쟁이 났을 때는 실제로

요긴하게 사용할수 있다.그러나 그것 역시 도백으로서 일반 서민들을 보살피는 실무와는

전혀 관게가 없는 일이다. 그랬던 사람이 어느날 아침에 천리 밖에 있는 먼 지방에 나가서,

갑자기 많은 부하 직원들과 일반 서민들의 위에 앉아서 평소에 생각도 해 보지 않았던 일을

담당하게 되니,하는 일 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도백의 위치에 있는 내가 모른다는 말을 한다는 것은 수치"라고 생각

하고 있으므로 모르면서도 아는 체를 하고,결재 할 것에 대해 내용도 이유도 묻지 않고 물이

흐르듯  척척 결재를 해 버리곤 한다.바로 이런 생각이나 행동이 간사한 부하직원들의 흉계에

떨어지기 십상일 것이다.자기가 모르는 것은 당연히 캐 묻고 따지고 들어서, 그렇게 되는

근거와 경로와 결과를 이해하고 생각하며 스스로 판단한 뒤에 일을 처리토록 해야 할 것이다.

 

 

 

 < 성종 때의 문신이 었던 이세정은  학문에 뛰어났고 많은 사람들을 가르쳤기에 한때 그의 제자

들이 높은 관직에 오르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행정 능력이 없었다.그가 청양의 도백이

되었을 때 최숙생이 그의 상관이 되었는데 그의 많은 제자들이 최숙생에게 이세정을 부탁하며

말 하기를 "우리 선생은 학문이 높고 지조가 있으신 분이니 그 분을 아랫 사람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에 최숙생이 순순이 응낙하고 나서는 고과 점수에서 그에게 낙제 점수를 주었다.

그가 중앙으로 돌아 오자 높은 관직을 갖고 있던 이세정의 제자들이  그에게" 어떻게 그 많은

사람중에 우리 선생님께 제일 낮은 점수를 줄수 있는가?" 라고 따지니 최숙생은 " 다른 지방의

도백들은 비록 교활하기는 하지만 한 사람의 도둑이므로 일반 서민들이 큰 고통을 받지 않았

는데, 이세정은 비록 청렴하기는 하지만 많은 도둑들이 그의 밑에 있어서 일반 서민들이 견딜수가

없었읍니다"하고 대답했다고 한다.>